사용후핵연료의 적합한 처리 방안을 찾기 위해 열린 토론회에서 해외 전문가들도 의견이 갈렸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는 3일 서울 중앙우체국 대회의실에서 저명한 해외학자들을 초청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및 재활용 기술을 토론하는 포럼을 열었다.
원자력 에너지 정책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프랭크 본 히펠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한 방식은 심지층 처분"이라고 말했다.
심지층 처분은 지하 500m 이상의 깊은 땅 속에 파묻어 인간 생활과 완전히 격리시키는 것이다. 히펠 교수는 심지층 처분 같은 영구 격리저장 방식이 아닌 재처리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특히 섭씨 500∼650도의 고온에서 용융염(녹아내린 소금)을 이용해 쓰고 난 핵연료에서 유용한 핵물질을 분리해내는 공법인 파이로 프로세싱의 경우, 상용화 단계가 아니며 경제성에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반면 미국 국립핵물리학연구소의 장윤일 박사는 파이로 프로세싱의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장 박사는 "원전 수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한국은 지속적인 원자력 발전을 위해 핵폐기물에 대한 확실한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로 프로세싱을 통해 회수한 핵물질을 고속로에서 전기를 만들 때 다시 활용하는 연계기술은 자원 재활용과 핵비확산 증진, 폐기물 저감에 따른 안전성향상 등 여러 효과를 갖고 있어 개발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독일의 클라우스 얀버그 박사가 현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 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은 재처리보다는 저장 방식을 선택한 상태다.
얀버그 박사는 "독일이 1970년대부터 재처리 방식을 도입했지만 고비용 및 안전성 문제로 1989년에 전면 중단했고 현재 건식 저장방식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작년 10월 출범한 공론화위원회는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배출되는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지난달 16일 첫 공개토론회를 연 데 이어 이날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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