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침체에 빠진 건설업계는 정부가 24일 내놓은 4·1대책 후속조치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냈다.
일단 정부가 미분양 누적지역에서 분양예정 물량을 준공 후 분양(후분양)으로전환하는 업체에 저리 대출을 받도록 해주는 방안에 대해선 자금난을 겪는 중소형건설사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돈을 구하기 어려운 건설사 입장에선 저리 대출을 받아 안정적으로 건설자금을 조달해 주택 상품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사업 안정성이 제고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건설사들은 준공 전 분양을 통해 계약금과 중도금 등 분양가의 70%를 조달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분양에서 실패한 건설사는 사업비를 조달하지 못해 아파트를 짓는 데 애를 먹는다.
준공 후 분양을 시행하면 모델하우스만 번듯하게 지어놓고 주택을 판매했다가부실시공을 하는 선분양의 폐해도 어느 정도 덜 수 있다.
국내 소형 건설사의 한 임원은 "건설사 입장에선 시장 변동성과 관계없이 후분양을 통해 최대 60%까지 건설자금을 안정적으로 지원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며"제도가 시행되면 긍적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사 입장에서도 긍정적이고 소비자들도 모델하우스가 아닌 다 지어진주택상품을 보고 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며 "후분양제도가 시범적으로 안착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의열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은 은행에서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받기 어렵고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건설사들은 사업자금을 확보해 미분양 어려움을 덜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후분양 전환 물량을 준공 후 전세 등 임대로 돌리면 추가 대출보증을 지원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미분양이 많은 건설사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선 준공 후 분양과 미분양의 전세전환 등으로 분양가의 총 75%를 회수할 수 있기때문이다.
수도권에서 준공 후 미분양은 현재 1만5천821가구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전문위원은 "미분양 물량을 전세로 전환하면 전세시장 안정과 건설사 미분양 해소 등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도 애프터리빙제(거주 후 등기 여부 결정)를 도입해미분양 물량을 처리하는 만큼 전세 전환 후 보증 지원을 해준다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건설사들은 이런 방안에 대해 시큰둥하다. 이들건설사는 자금 조달이 어렵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이점이 없고, 오히려 물량을 후분양으로 돌렸을 때 내내 위험을 떠안고 가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다.
한 대형 건설사의 임원은 "분양시장을 보면서 추진 여부를 고민해보겠다"며 "초기에 미분양이 날 것으로 판단하고 후분양으로 미뤄놨을 때 분양이 더 안 될 수도있고 위험을 뒤로 미루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출을 받는 데 제약이 없는데 굳이 후분양으로 돌려 5∼6% 금리의 대출을 받는 것보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게 낫다"며 "선분양으로 자금을 미리 확보하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전세로 돌리는 데 대해서도 차라리 조건을 변경해 추가로 판매하는 방식이 더 낫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대다수 미분양 물량은 김포·파주·용인시 등 수도권에 쌓여 있어, 최근 불거진 전세시장 불안 해소에도 별 도움이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 전문위원은 "2년 후 시장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미분양의 전세전환은 위험을 뒤로 미루는 미봉책이 될 수 있다"며 "공급이 줄어든다고 해도 거시경기 악화,금리 상승 등 외부변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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