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식에서 나온 금통위원 발언 등 내용을 추가합니다.>>금통위원 4명 임기 마치고 퇴임…신임 위원 21일 취임
미국의 금리 인상과 국내외 경기 부진등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혼란스러운 격변기에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절반 이상이 무더기로 교체됐다.
이로 인해 금통위의 업무 연속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새 금통위가 부진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금융시장 안정도 도모하는 최선의 통화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통화위원 7명 중 하성근·정해방·정순원·문우식 위원 등 4명은 20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한은 본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금통위원으로 활동한 소회를밝히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하성근 위원은 "한은이 중립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하되, 다른부처와 정책 공조를 조금 더 해야 할 시대적 요구가 있다"며 "각 나라가 제로섬 게임의 경제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정순원 위원은 한은이 경제 분석과 예측 역량을 더 강화해야 한다며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운용할 때 경제 주체들과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이 가능한 귀를 열어놓고 입을 닫아놓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시장과 절제된 언어로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4분과 함께 한 시간은 세월호, 메르스 사태, 북한 리스크 등으로 녹록지 않은 시기였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풍부한 식견과 경륜, 통찰력으로 경제 여건 변화에 적절히 대응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4명의 위원은 전날 마지막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 금통위원으로서 소임을 다했다.
이들은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가 한창이던 2012년 4월 취임한 이후 4년간 기준금리와 통화량 등 통화정책을 결정했다.
하지만 4년간 전 세계적인 수요 및 교역 감소와 유럽·중국 등의 성장 부진, 국내 경기 둔화 등이 맞물리면서 2011년 3.7%였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2년 2.3%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2013년 2.9%, 2014년 3.3%, 2015년 2.6% 등 2014년 한해만 제외하면줄곧 2%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금통위는 4년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고자 총 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75%포인트 내렸다.
이로 인해 당시 연 3.25%였던 기준금리는 현재 사상 최저 수준인 1.50%로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잇단 기준금리 인하에도 경기 회복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우려만 커지고 있다.
정해방 금통위원도 이임식에서 우리 경제를 '먹구름이 꽉 낀 형국'으로 진단하고 "대외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감한 통화 정책을 주문하는 의견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경기는 심각할 정도로 가라앉고 있기 때문에 통화 당국은 과감한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장기 저금리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저금리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부채가 급증해 1천200조원을 넘어섰고 앞으로 한국경제의 위기를 촉발할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기때문이다.
더구나 연초엔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금융시장이 요동을 친 데 이어 최근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일본에서 엔화가치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리 경제가 개방 경제이므로 통화정책은 물가 안정이나 경기 부양에만 관심을 둬서는 안 된다"면서 "자본 유출로 인한 외환위기 가능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어 한은은 통화정책을 쉽사리 결정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 둘러싸여 있다.
퇴임한 4명의 빈자리를 채울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등 신임 금통위원들은 이런 어려운 여건을 뚫고 경제 성장과 물가·금융시장 안정을 동시에 이뤄낼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새 금통위원들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금리 외에도 현 경기 상황이나 구조적인 경제문제를 푸는 방안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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