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융회사 간담회…"경영인의 정상화 의지 선행해야 지원""중국 기업구조조정 본격화…우리도 대응해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업의 자구노력 없이는 구조조정의 의미가 없다며 기업의 철저한 정상화 의지와 자구노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중국이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착수한 사실을 거론하며 우리도 더욱 적극적인 기업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시중은행 등 주요 채권금융회사 구조조정 담당 임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열고 이처럼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새로 제정된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의 18일 발효를 앞두고변경된 제도를 소개하고 채권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마련됐다.
임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기업 스스로의 자구노력은 구조조정의 시작이자 전제"라며 "스스로 살아나려는 노력이 없는 기업은 어떤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을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다수 예금자의 자산을 보호해야 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자구노력 없이는 지원할 명분도 없다"며 "경영인의 철저한 경영정상화 의지와 자구노력이 선행하지 않는 구조조정은 단지 좀비기업의 연명일 뿐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이어 "최근 중국 양회(兩會) 업무보고에서 리커창 총리가 한계기업구조조정을 앞으로 5개년 중점과제로 제시했다"며 "조선·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에서 우리와 경쟁하는 중국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우리 경제에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발 구조조정 바람에 대응하려면 우리도 적극적인 기업구조조정으로산업·기업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한다"며 채권금융기관의 협조를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는 엄정평가·자구노력·신속집행이라는 3대 원칙을 제시하고시장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다"며 "그 결과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44% 증가한 229개사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예정된 대기업(7월 발표) 및 중소기업(11월 발표) 대상 신용위험평가에서는 기존에 중점을 뒀던 재무위험뿐만 아니라 산업·영업·경영위험까지 균형 있게고려해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집단의 경우에도 부실 계열사의 취약 요인이 계열사로 전파되지 않도록 4월 중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를 상대로 평가 대상을 선정하고 5월 중 재무상황 등을점검하는 일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새로 발효되는 기촉법과 관련해서는 채권금융기관 참여 범위가 공제회·기금을포함한 모든 금융채권자로 확대된 점, 대상 기업을 중소기업으로 확대한 점을 주요보완사항으로 꼽았다.
임 위원장은 "자신이 담당할 때 손실을 인식하거나 회수가 불투명한 자금을 새로 공급하는 것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며 "기업구조조정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하지 않는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확대되는 것이 불건전 여신의 특징"이라며 구조조정을 늦추거나 미루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기촉법은 원활한 구조조정을 모색하는 조력자이지 지침서는 아니다"라며 유암코를 중심으로 한 시장친화적 구조조정 등 스스로 작동하는 구조조정시장 조성에도 채권금융기관이 관심을 둬 달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4월 말까지 시행령 등 하위법령 입법절차를 마치는 한편, 기촉법 관련시장의 궁금증 해소를 위해 이달 30일 금감원에서 금융기관 및 기업 실무자를 상대로 기촉법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p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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