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2.50%)에서 동결한 것은 대내외적으로 금리를 움직일 요인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은 동결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였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달 24~27일 채권전문가 201명을 설문한 결과 98.4%가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금리결정의 가장 큰 이유로 미국발(發) 불안요인을 꼽았다. 9월로 예상됐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이 미뤄진데다 미국의 정부부채 한도 협상이 국제 금융시장에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어서다.
양적완화 축소가 단행되거나 부채한도 협상이 예상 밖의 결과로 수렴되면 국제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칠 수밖에 없다. 윤은혜 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섣불리 금리에 대한 조치를 취하기 보단 미국의 전개 상황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동결의 또 다른 이유는 국내 경기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엔 경제성장률이 2분기 전기대비 1.1%로 9분기만에 0%대 성장을 탈출한 데 이어 3분기도 비슷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8월 광공업생산은 자동차·IT부문의 호조에 전월대비 1.8% 늘었다. 이는 9개월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16개월만에 증가세로 반등했다. 앞으로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역시 5개월째 상승세다.
9월 수출은 추석이 낀 탓에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3분기 전체론 2.9% 늘며 2분기(0.8%)를 압도했다. 다만, 권영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한은의 금리조정은 '인상'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인상 시점은늦춰질 확률이 높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미뤄진데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의장으로 지명된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이 급진적인 출구전략은 지양할 것으로 관측돼서다.
현재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내년 3분기 중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조정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SBC와 모건스탠리 역시 내년 3분기를 꼽았다. 반면에 씨티는 내년 4분기 이후에야 한은이 금리에 손을 댈 것으로 예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도 (출구전략의 선제조건인) 자국 경기회복세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역시 대외여건과 국내 경기회복세를고려하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시점은 내년 중반 이후"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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