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은 미약…체감지표는 제자리
한국 경제가 양극화한 구조에서 서민 체감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가운데 각종 실물·금융지표는 호전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기대감을 높이는 여건은 확산되는 셈이다. 일부 민간 경제연구소는 성장률 전망의 상향 조정도 검토 중이다.
15일 금융권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은 최근 주가와 환율이 강세를보이고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앞두고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1일 3개월여 만에 2,000선을 회복하고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3개월 만의 최저치인 달러당 1,084.1원까지 떨어지고서 소폭의 오르내림을 지속했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도 한국 경제를 좋게 평가하는 외국인 자본이 양적완화축소를 앞두고도 유입된 영향이 크다.
실제 뉴욕시장에서 거래되는 5년 만기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6월 24일 117bp(1bp=0.01%포인트)에서 이달 12일 현재 72bp로 낮아졌고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가산금리(2019년 4월만기 기준)도 160bp에서 105bp로 떨어졌다.
실물 지표도 완만한 회복 기조다.
특히 수출은 8월에도 463억7천만달러(통관기준)로 작년 동월보다 7.7% 늘었다.
증가율은 6월 1.0%, 7월 2.6% 등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결국, 지난 7월까지 18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온 경상수지 흑자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나리라는 전망에 무게를 실어주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2.6%)를 상향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연구원의 임희정 연구위원은 "각종 지표의 개선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8%로 올렸다.
그러나 민간 소비는 아직 회복세가 미약하고 투자는 부진한 상황이어서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국내총생산(GDP) 통계로 2분기 민간소비는 전분기보다 0.8% 늘어 1분기의 감소세(-0.4%)는 탈피했지만 0%대에 불과하고 2분기 설비투자는 아예 0.2% 줄었다.
소비자의 경제상황 인식을 지수화한 한국은행의 소비자 심리지수(CSI)는 지난 8월 105로 3개월째 제자리걸음을 했다. CSI는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보는 가구가 부정적인 가구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인 체감 지표다.
임 연구위원은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 간 차이를 비롯한 양극화 구조에서 막대한 가계부채 등이 민간소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면서 "막연한 불안 심리도큰 것 같다"고 진단했다.
evan@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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