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낮은 회사채에 투자
금리 인하기에도 수요 견고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
[ 오형주 기자 ] 해외 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품은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작으면서 채권형 펀드보다는 기대 수익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매력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펀드정보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31개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9.22%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 채권형 펀드 수익률 평균(7.66%)보다 1.56%포인트 높았다. 최근 증시 급락에 손실을 낸 국내 주식형 펀드(-2.29%)와 비교하면 격차는 11.51%포인트로 벌어진다.
상품별로는 ‘피델리티유럽하이일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9.81%로 가장 높았다. ‘블랙록월지급미국달러하이일드(9.70%)’, ‘AB월지급글로벌고수익(9.64%)’, ‘AB글로벌고수익(9.59%)’, ‘블랙록미국달러하이일드(9.53%)’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해외기업 회사채(BB+ 이하)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다양한 선순위 담보 하이일드 채권에 분산 투자한다. 일반 채권형 펀드보다 위험도는 다소 높지만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하이일드 펀드는 금리 인상기에 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리 인상기에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돈을 빌려준 기업의 부실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기에도 하이일드 펀드의 매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미국 하이일드 채권은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전후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지만 그만큼 수익률도 높은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수요가 견고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배인수 베어링자산운용 대표는 “하이일드 펀드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한 수익을 내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기업이 도산하면 채권 이자를 받을 수 없는 만큼 부도 위험이 낮은 기업을 신중하게 고르는 운용사가 어디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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