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장이 가격·진열 결정하는
'자율형 점포' 대거 확대
롯데만의 PB 단독상품도 늘려
[ 박종필 기자 ] 롯데마트가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별 점포의 자율 운영권을 확대하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문영표 롯데마트 대표(사진)는 11일 “그동안 본사가 표준화된 매뉴얼을 갖고 점포를 운영하다 보니 e커머스(전자상거래) 발달과 1~2인 가구 증가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이 같은 대책을 내놨다.
롯데마트는 우선 ‘자율형 점포’를 확대한다. 본사가 아니라 개별 점포가 상품 진열과 가격 등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전국 125개 점포의 실적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4개월 전부터 자율형 점포로 전환한 20개 매장은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일반 매장과 달리 매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들 점포의 2분기 평균 매출 증가율은 3.5%(전년 동기 대비)였다.
자율형 점포는 신선식품 등의 판매가격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고 매장 진열도 지역 특색에 맞춰 바꿀 수 있다. 점장이 직원들의 인사 권한도 독자적으로 갖는다.
문 대표는 “현장과 고객 중심으로 일하기 위해 자율형 점포를 확대하겠다”며 “점장이 상품과 인력, 가격 등에 관한 권한을 가져야 롯데마트를 지역별 대표 1등 매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1등 점포가 되면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더 싸게 구매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문 대표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롯데마트에서만 살 수 있는 ‘시그니처 PB’ 상품 수도 늘리기로 했다. 유기농 신선식품 및 건강 제품을 다루는 ‘해빗’ 등의 브랜드 제품을 현재 150개에서 올해 말까지 200개로 늘리고 2020년까지 3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에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매장 내 체험형 공간 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서울 잠실점은 지난달 롤러스케이트장과 주니어 스포츠파크 등을 조성했다. 10~20대 젊은 층 소비자 유입을 늘리겠다는 의도다. 잠실점과 같은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2분기 국내 사업에서만 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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