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쏜 두 발의 발사체 정체는
"또 하나의 새 무기체계 완성
축구장 3개 크기 지역 초토화"
전문가들 "미사일 현대화 끝낸 듯"
[ 임락근 기자 ] 북한은 지난 10일 발사한 미사일을 ‘새 무기’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명칭을 적시하지 않았다. 최근 보름여 동안 다섯 번의 미사일을 쏘면서 각각 전술유도무기, 대구경조종방사포, 전술유도탄으로 구분해 언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미 군당국은 이번에 북한이 쏜 두 발의 발사체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미사일의 고도를 약 48㎞, 비행거리를 400여㎞, 최고 비행속도를 마하 6.1 이상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미사일은 공개된 적 없는 신형 미사일이란 추정이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북한판 전술 지대지 미사일”이라며 “목표물을 타격할 때 탄두에서 자탄이 분산되는 형태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북한도 이번 발사체가 신형 무기임을 암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하나의 새 무기체계를 완성했다” “당에서 구상하던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가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11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발사됐다. 산악지형이 많은 북한에서 은폐·은밀 기동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번 미사일은 동체가 미국산 전술 지대지 미사일인 ‘에이태킴스(ATACMS)’와 비슷하다는 평가다. 한국군에 배치된 에이태킴스는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북한이 공개한 미사일의 탄두가 자탄형이라면 살상 반경은 에이태킴스와 같거나 그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발사체는 2개의 발사관에서 연속 발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두 발이 연속으로 동일 표적에 떨어지면 살상 능력은 배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최근 쏘아 올린 무기들을 보면 발사시간 단축과 발사원점의 다양화로 한·미 정보자산의 탐지 및 킬체인(선제타격)을 무력화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핵이 아닌 재래식 무기로 한반도 전체를 타격할 수 있도록 저비용 고효율의 미사일 현대화 작업을 사실상 끝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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