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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있는 아침] 사진으로 담아낸 추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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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신경훈 기자 ] 캡슐 형태의 물체들이 방사선 모양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중앙의 붉은색을 띤 캡슐들은 밖으로 나가면서 다채로운 색으로 변한다. 영락없이 추상주의 회화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사진가 김승환 씨의 필(pill) 시리즈의 하나인데, 사진을 촬영한 과정이 독특하다. 작가는 색소를 넣은 알약을 원하는 모양으로 배열한 뒤 가열했다. 열의 강도에 따라 색의 농도가 변해갔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환상적인 세계를 담아낼 수 있었다. 사진으로 표현됐지만, 추상미술로 봐도 되는 작품이다.

기술의 발전은 사진예술 기반을 크게 흔들고 있다. 과거 사진이 담당한 ‘현실의 기록’이라는 역할의 상당 부분은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가 대신하게 됐다. 아마추어들도 작품 수준의 풍경을 손쉽게 담아낼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사진가들은 점점 미술의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19세기 사진의 등장은 회화의 변화에 촉매 역할을 했다. 이제 디지털 기술은 사진가들이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게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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