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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실리콘밸리' LG사이언스파크, 개방형 R&D 생태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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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끄는 기업들 - LG


[ 고재연 기자 ]
서울 지하철 5호선 마곡역에 내려 마곡중앙로를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연구단지가 나타난다. LG그룹의 연구개발(R&D) 인력 2만2000여 명이 집결하게 될 LG사이언스파크다. 마곡은 1990년대까지 논밭으로 비만 오면 진흙밭이 돼 걸어 다니기도 힘들었던 곳이다. 2014년 LG사이언스파크가 착공하면서 3년6개월여 만에 첨단 연구단지로 탈바꿈했다. 업종이 다른 계열사들이 한곳에 모여 대규모 융복합 연구단지를 조성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다.

LG사이언스파크는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인재가 모여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창의적 발상을 통해 혁신을 주도하는 공간으로 운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사이언스파크는 LG의 미래를 책임질 R&D 메카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2만2000명 R&D 인력 집결

4조원을 투자한 LG사이언스파크는 축구장 24개 크기인 17만여㎡(약 5만3000평) 부지에 연면적 111만여㎡(약 33만7000평) 규모로 20개 연구동이 들어섰다. 연면적 기준으로 서울 여의도 총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 연구인력 1만7000여 명이 집결해 있으며, 2020년까지 2만2000여 명으로 확대된다.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자, 화학 분야의 연구와 함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자동차 배터리·부품 등 성장사업 △로봇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등 미래사업 분야 연구도 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가 중심이 돼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AI, 빅데이터,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분야의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신기술과 지식 공유 활성화를 위해 LG사이언스파크에서는 소속 회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세미나, 테마별 연구 동아리 등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LG사이언스파크 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LG전자가 여는 ‘2018 LG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날(SEED)’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진기지로

LG는 LG사이언스파크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개방형 R&D 생태계의 중심지로 육성해나가고 있다. 구 회장도 글로벌 선도 기업과 전략적인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국내는 물론 북미와 일본 지역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스타트업 발굴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LG는 이를 위해 글로벌 선도 기업과의 전략적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공동 연구 공간인 ‘조인트랩’과 중소 스타트업을 위한 ‘개방형 연구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개방형 연구공간에서는 각 계열사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중소 및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이들과의 공동 연구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R&D 컨설팅,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지도 및 연구 인프라 등을 제공한다. 지난해 10월에는 LG사이언스파크 내에서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ARVR, 소재부품,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기술 및 서비스를 보유한 20개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교류 행사를 열었다. 참가 업체 중 일부 스타트업을 선정해 LG사이언스파크 내 개방형 사무실 및 연구 공간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 컨설팅, 투자 등도 지원한다.

우수 이공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 외부 연구소와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분야에서 기술교류와 산학 협력 등도 한다. 일본 도쿄에 ‘일본 신사업개발담당’을 두고 소재부품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 현지 강소기업들과의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마곡 R&D산업단지 전체가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글로벌 기업들이 공동 연구를 위해 찾는 융복합 R&D 클러스터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100여 개의 혁신 기업이 밀집해 있어 공동 연구가 가능하며, 김포국제공항과 인천국제공항이 근접해 해외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가능하다. LG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외부와 협업해 미래성장동력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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