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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보복에 美·中무역분쟁 겹쳐
코스피지수 2000선 무너져
[ 임근호 기자 ] 한국 증시가 쉴 새 없이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5월 7.34% 급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재점화한 탓이다. 6월 4.35% 오르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7월에 다시 4.98% 하락하며 투자자들을 패닉에 몰아넣었다. 코스닥시장마저 연일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피할 곳이 없어졌다. 코스닥지수는 5월 -7.72%에 이어 6월 -0.85%, 7월 -8.74%로 석 달 연속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당황스러워하는 이유는 한국 증시가 유독 낙폭이 크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 증시는 올해 대부분 올랐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1.16%, 코스닥지수는 7.90%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은 7월에도 이어졌다. 한국 증시가 추락하는 동안 다른 나라 증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대부분 상승했다. 미국 S&P500지수가 1.31%,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1.15% 올랐다.
한국과 대외 영향을 비슷하게 받는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대만 자취안지수(0.87%)와 인도네시아 IDX종합지수(0.50%) 등이 상승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56%)와 베트남 호찌민지수 (-1.04%) 등은 하락폭이 한국만큼 크지 않았다.
일본의 수출 규제 등 한국 증시에만 국한된 새로운 악재가 등장했고, 수출이 부진할 때 내수가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4월 101.6에서 7월 95.9로 석 달 연속 나빠졌다.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도 3월 97.0에서 8월 80.7로 하락했다. 소비자와 기업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면서 소비와 투자 모두 위축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배당주와 경기방어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섣불리 저가 매수를 권하기 힘든 분위기”라며 “금리 하락으로 상대적인 매력이 높아진 배당주 등 시장이 흔들려도 주가 하락폭이 크지 않을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효성 두산 하나금융지주 쌍용양회 등 고배당주, 강원랜드와 KT&G 등 안정적인 실적이 뒷받침되는 경기방어주 등이 이런 종목으로 꼽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주도 상반기에는 하락폭이 컸지만 배당과 경기방어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어 하반기에는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신주들은 5세대(5G) 이동통신 시장이 커지면서 성장성 매력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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