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핀테크 서비스
코나아이 '코나 계모임 플랫폼'
[ 임현우 기자 ] 알음알음 모인 사람끼리 함께 돈을 모으는 계(契)는 한국의 뿌리 깊은 공동체 문화 중 하나다. 20~30년 전만 해도 ‘계주가 곗돈을 빼내 야반도주했다’는 뉴스가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곤 했다. 요즘에도 저축 반, 재미 반 삼아 계모임을 즐기는 젊은 층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계모임에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다. 곗돈이 잘 쌓이고 있는지, 계주가 관리를 제대로 하는지 등을 투명하게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핀테크(금융기술)로 극복한 독특한 서비스가 개발되고 있다. 오는 11월 출시 예정인 코나아이의 ‘코나 계모임 플랫폼’이다.
모바일로 곗돈 관리 안전하게
코나 계모임 플랫폼은 선불거래지급수단을 기반으로 지인 간 계모임 운영을 돕는 서비스다. 계원들이 일정액을 모아 매달 한 명에게 몰아주는 순번계를 스마트폰으로 운영할 수 있다. 계모임 개설부터 매달 이뤄지는 곗돈 납입, 순번에 따른 곗돈 수령, 연체 관리 등을 통합 지원한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우선 계원 수, 월 납입액, 이자 등 운영 조건을 합의한 뒤 계주가 계모임을 개설해야 한다. 계주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회원들에게 가입 초대장을 보낼 수 있다. 회원들이 운영 조건을 확인한 뒤 모임에 가입하면, 순번에 따라 ‘곗돈 수령 예정표’가 자동으로 생성된다. 회원들이 예정표에 동의하면 계모임 활동이 정식으로 시작된다.
곗돈 납입은 선불 방식의 충전금을 활용해 이뤄진다. 곗돈 미수령자는 기본 월 납입액을, 이미 곗돈을 타 간 사람은 이자를 더한 금액을 납부하면 된다. 연체가 발생했을 때는 모든 계원에게 즉시 알림 메시지를 보낸다. 곗돈 수령은 선불 충전금 또는 은행 계좌로 입금되는 방식이다. 순번에 따라 모든 회원이 곗돈을 수령하면 계모임 운영이 마무리된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으로 계모임 개설, 운영, 관리가 가능하고 자금 흐름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계모임의 편의성·투명성 높인다”
개발사 측은 “전통적인 오프라인 계모임에 비해 운영의 효율성, 편의성, 투명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계주로서는 별도 계좌나 장부를 만들어 곗돈을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는 것이 장점이다. 계원들로서는 곗돈 미납입이 발생하면 즉시 통지받을 수 있고, 전체 정산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코나아이의 계모임 플랫폼은 지난 6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금융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지정됐다. 이 서비스는 현행 규제대로 라면 대부업법 등에 저촉될 소지가 있어 출시하기 쉽지 않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됨으로써 2년 동안 규제특례를 적용받게 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적 금융인 지인 간의 계모임과 제도권 금융인 선불전자지급수단 간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생활금융 수요를 안전하게 충족하는 점이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1인당 가입할 수 있는 계모임은 세 곳, 월 납입액은 최대 50만원 등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회사 측은 곗돈 납입 과정에서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떼어 수익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연체가 계속 발생하는 계모임에는 제재를 가해 금융사고 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코나 계모임 플랫폼은 다음달까지 개발을 마치고 오는 10월 시범 운영을 시작하며 11월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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