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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마다 임·단협' 문제점 보여주는 車업계 노조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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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이 또 ‘노조 리스크’에 봉착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등의 노조가 약속이나 한 듯이 ‘하투(夏鬪)’ 준비에 나서면서 다음달 함께 파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을 1년 만에 마무리한 르노삼성 노조도 올해 임금 협상을 앞두고 있어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데 노조가 해마다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의 깃발을 들면 한국 자동차산업이 얼마나 갈지 걱정이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줄고 미래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등 자동차 회사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그런데도 국내 노조의 행태는 하나도 바뀌지 않고 있다. 최근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태’에서 보듯이 잘 나가는 차의 증산을 가로막는 행태만 봐도 그렇다.

노조가 매년 임금 투쟁에 나서고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벌이는 데는 해마다 반복되는 임·단협이 발판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한 폐해는 임금은 높고 노동생산성은 낮은 ‘고비용·저효율’ 구조 고착화로 이어져 기업들이 감내할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세계적인 흐름은 임·단협 주기를 확대하는 쪽이다. 일본과 독일의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격년 또는 3~4년 주기로 임금협상을 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단체교섭 주기를 1년에서 4년으로 확대했고, 프랑스 르노 역시 임금을 포함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렸다.

노사가 임·단협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해외 자동차 회사와 노조가 해마다 임·단협 파업에 나서는 국내 자동차 회사 중 어느 쪽이 살아남을지는 긴 설명이 필요 없다. 가뜩이나 높은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려면 소모적인 노사 갈등부터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임·단협 주기 확대를 위한 노동법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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