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PE 컨소시엄, 4100억원에 매각 합의
국내 PEF가 글로벌 본사 사들인 뒤 되판 첫 사례
≪이 기사는 07월24일(16: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PE 컨소시엄이 보유한 글로벌 커피 전문점 커피빈이 ‘필리핀의 맥도날드’라 불리는 프랜차이즈 업체 졸리비 푸즈(jollibie Foods)에 팔린다. 국내 PEF가 글로벌 브랜드 본사를 사서 되파는 첫 사례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자산운용 사모펀드(PE) 등 컨소시엄 등은 이날 졸리비 푸즈, 베트남 프랜차이즈 업체 비엣타이와 커피빈 지분 100%를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졸리브 푸즈가 커피빈 지분 80%를 인수하고 나머지 20%를 비엣타이가 인수하기로 했다. 커피빈 지분은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75%, 기존 주주가 25%를 가지고 보유하고 있다. 거래 금액은 3억5000만 달러(약 4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졸리비 푸즈는 필리핀 최대 프랜차이즈 업체로, 대표 국민 브랜드다. 졸리비의 높은 인기 덕분에 글로벌 패스트푸드 맥도널드도 필리핀에서는 맥을 못출 정도다. 필리핀 거리 곳곳에서 졸리비를 흔하게 볼 수 있어 동남아 여행을 많이 가는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다.
졸리비 푸즈는 졸리비 외에 차우킹, 그린위치, 레드리본, 망이나살 등 6개 자회사를 합쳐 전세계에 3000여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동남아 외 유럽과 북미, 중동에도 진출했다. 졸리비는 최근 수년간 연간 두자릿수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30억달러(3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억4300만달러였다.
비엣타이는 베트남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로 하이랜드 커피, 쌀국수 브랜드 ‘포 24’등을 보유한 베트남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다. 비엣타이는 지난해 말 매장 수 기준으로 베트남 커피전문점 시장 1위로, 233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 PE는 투자 6년 만에 커피빈을 매각하게 됐다. 미래에셋 PE는 2013년 미국 어드벤트인터내셔널, 대만 CDIB캐피털 등 해외 PEF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커피빈 본사를 약 3000억원에 인수했다. 미래에셋PE는 당시 약 60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0%를 갖고 있다. 최대주주는 약 40% 지분을 가진 어드벤트인터내셔널이다.
국내 PE가 글로벌 브랜드 본사를 사서 되파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PE가 글로벌 브랜드를 인수한 것은 미래에셋 PE가 2011년 세계 최고 스포츠 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 ‘풋조이(FootJoy)’ 등을 보유하고 있는 아쿠쉬네트를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래에셋 PE는 투자 5년 만에 미국 뉴욕거래소에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커피빈 매각은 두 차례 매각시도 끝에 성사됐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8월 미국 현지에서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수 후보자와 현 대주주 간에 가격 차를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커피빈은 1963년 미국에서 허버트 하이먼이 설립한 세계적인 커피전문점이다.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약 90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커피빈 매각 성사로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 업체 매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식음료·외식 업체는 10여개가 넘는다. 버블티 브랜드 공차는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정하고 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2013년 인수한 할리스에프앤비도 투자자들과 매각을 타진 중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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