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00억 유상증자 이달 마무리
자기자본 4조 넘겨 요건 갖춰
11월 중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
[ 강영연 기자 ] 신한금융투자가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에 이어 여섯 번째다. 신한금융투자는 연내 금융위원회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얻어 발행어음 사업 등에 나설 계획이다.
예정보다 앞당겨 증자 마무리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5일로 예정됐던 유상증자 청약 및 납일일을 24~25일로 당겼다고 22일 공시했다. 지난 5월 신한금융지주는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에 참여해 66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한 뒤 한 차례 일정을 연기했다. 증자 이후 추진할 사업계획의 세부 이행 방안이 미흡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신한금융투자는 “증자 이행 실무위원회를 운영하며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강력한 실행체계를 마련했다”며 “이를 통해 예정된 일정보다 납입일을 앞당겨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3조3600억원(작년 말 기준)에서 4조200억원으로 늘어난다. 자기자본 4조원을 넘으면 초대형 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받아 발행어음 사업 등 단기금융업을 할 수 있다. 2016년 제도 도입 후 여섯 번째 초대형 IB의 탄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 확대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순이익/자기자본)이 낮아지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놨다. 먼저 관리부서를 업무별로 분리해 경영관리를 정교화할 계획이다. 개인 역량 및 실적 평가를 정확하게 하고, 그에 맞는 충분한 보상도 하기로 했다. 자기자본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내부 통제를 맡는 리스크관리심사부를 강화하고, 수익 목표도 재조정한다.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지표 등도 새롭게 설정했다. 증자에 앞서 이달 초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GIB(글로벌&그룹투자은행) 영업조직을 3개 본부에서 5개 본부로 확대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그룹의 긴밀한 협조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초대형 IB 청사진을 마련했다”며 “그룹 내 자본시장 허브로서 역할을 적극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초대형 IB 경쟁 격화할 듯
신한금융투자는 이르면 11월께 금융위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금융위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 발행이 허용된다. 다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바로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섯 곳의 초대형 IB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지난해 배당 사고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등으로 인가 심사가 중단됐다. 최종 인가를 받은 세 개 증권사도 인가 신청 후 곧바로 받은 곳은 없다.
초대형 IB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도 초대형 IB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작년 말 기준 3조4700억원이다. 내년 4월 종금(종합금융) 라이선스 반납에 맞춰 초대형 IB에 도전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말 자기자본 3조원을 넘기고, 이달 초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받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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