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건강 이상 주장으로
기소중지 처분 후 필리핀으로 도피
CCTV 교체 사업권 미끼로 2억5000만원 편취 혐의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장남의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해 이른바 '병풍사건'을 일으켰던 김대업(58)씨가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 검거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외사수사과는 지난달 30일 필리핀 말라떼에서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김씨를 붙잡았다.
사기혐의로 수사를 받다 해외 도피 생활을 한지 3년여 만이다.
앞서 김 씨는 인터폴 수배 조치가 내려진 상태였고, 해외 한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우리 파견 경찰이 첩보를 입수해 소재를 확보한 뒤 현지 이민청과 합동으로 검거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현지 당국과 협의해 김씨의 강제송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5월 폐쇄회로(CC)TV업체 영업이사인 A씨 등에게 강원랜드 CCTV교체 사업권을 따게 해주겠다며 총 2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 씨는 최문순 강원지사와의 친분이 있다며 금전을 편취했고 결국 피해자들로부터 고소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16년 수사를 받던 중 건강이상을 호소했다. 이에 검찰은 몸이 회복될 때까지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김 씨는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김 씨는 지난 16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공개해 논란을 부른 인물이다.
이 후보는 김 씨를 명예훼손과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고 민주당 측은 비리 의혹을 최대 이슈로 부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 후보가 박빙의 접점을 벌이는 상황에서 해당 의혹은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를 일으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대선 후 검찰 조사 결과 해당 녹음테이프는 조작됐고, 이 후보 아들의 병역 면탈 의혹은 법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법원은 김 씨에게 징역 1년10개월을 선고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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