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대변인 이례적 개인 페이스북 해명
"'인근' 표현 군 보안상 통상적 표현"
"정쟁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과 관련 장문의 입장을 밝혔다. "사실 은폐는 없었다"는 청와대 기존 입장을 이례적으로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서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이 글에서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은폐는 없었다"며 "정부는 (사건 발생일인) 15일 당일부터 사실을 알렸다. 15일 오후 2시 해경이 기자들에게 '북한 어선이 조업 중 기관 고장으로 표류하다 자체 수리해 삼척항으로 옴으로써 발견됐다'는 문자를 공지했다"고 썼다.
이어 "애초 북한 주민의 남하 사건은 수사기관 합동조사를 거쳐 귀순 의사 및 경위를 확인해 발표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날은 모 언론의 오보로 해경이 북한 어선 발견 사실과 간략한 경위만 신속히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발표에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에는 "군에서 대북 보안상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라며 "해경 공지문에서 발표한 목선 발견 지점(삼척항)을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 이미 공개된 장소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드린다"고 강조했다.
고 대변인은 "이미 해경 공지문에서 발표한 북한 목선의 발견 지점을 군이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며 "다만 17일 국방부 브리핑시,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으로서 국민들께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함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보고드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대통령께서는 해당 브리핑에 대한 질책이 있었고 이후 총리와 국방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가 이어졌다"며 "사건 초기부터 상황을 공유하고 협의했던 국가안보실도 소홀함이 있다"며 "이 일이 정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글을 마쳤다.
▽ 아래는 고 대변인 글 전문
-북한 선박과 관련해서, 몇 말씀 드립니다.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은폐는 없었습니다.’
-정부는 15일 당일부터 사실을 알렸습니다.
-15일 14시 10분 해경이 기자들에게 공지한 문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북한어선(톤수미상,승조원4명)이 조업중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가 자체수리하여 삼척항으로 옴으로써 6월 15일(토) 06:50 발견되어 관계기관에서 조사중임.'
- 애초 북한 주민이 남하하는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들의 합동 조사를 거쳐 귀순 의사 및 경위등을 확인한 후 발표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 날은 모 언론의 오보로 인해 해경에서 북한어선의 발견 사실과 간략한 경위 등을 신속히 발표한 것입니다.
-다음은 17일 국방부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우리 군은 지난 6월 15일 06:50경 북한 소형 목선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하였음. 조사결과, 전반적인 해상.해양 경계작전은 정상적으로 시행되었으나 소형목선은 일부 감시 및 탐지가 제한됨을 확인하였고 레이더 운용시스템 및 운용요원의 일부 보완요소를 식별하였음. 향후 보완대책을 강구하여 확고한 경계 및 감시태세를 유지해 나가겠음.’
- 이미 해경 공지문에서 발표한 북한 목선의 발견 지점을 군이 굳이 숨길 이유가 없습니다.
-15일 해경의 발표(첫번째 글)가 발견 경위 등 사실을 알리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면, 17일 군의 발표(두번째 글)는 “경계 작전”에 관해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인근'이라는 표현은 군에서 대북 보안상 통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용어입니다. 이미 공개된 장소를 은폐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다시 확인드립니다.
-다만 17일 국방부 브리핑시,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으로서 국민들께 사건의 정확한 경위와 함께 경계 태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정확히 보고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대통령께서는 해당 브리핑에 대한 질책이 있었고 이후 총리와 국방부 장관의 대국민 사과가 이어졌습니다. 사건 초기부터 상황을 공유하고 협의했던 국가안보실도 소홀함이 있었습니다.
-이 일이 정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정부는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여 국민들에게 소상히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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