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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성장통' 앓는 K팝 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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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 고두현 기자 ] “1980년에 컬러TV가 나왔잖아요? 그때부터 음악시장이 불붙었죠. 기획 단계부터 대중의 취향을 반영한 기획음반이 등장했고, 화려한 춤과 함께 시청각 콘텐츠가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은 컬러TV가 등장한 1980년 이후 대중음악 시장에 전문 인력이 유입되고 투자가 활기를 띠었다고 말한다.

1990년대에는 아이돌 스타들이 출현해 음악산업의 지평을 넓혔다. 2000년대 들어 SM엔터테인먼트가 보아(BoA)에게 몇 년간 투자해 스타로 키운 뒤 한국식 아이돌 시스템은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현란한 춤과 뮤직비디오가 가세하면서 한국 대중음악은 ‘K팝’이라는 국가 브랜드로 불리기 시작했다.

유튜브 등 최신 매체도 ‘K팝 전성시대’를 앞당겼다. 2012년 나온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6년 새 유튜브 조회수 32억 건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좋아요’ 추천(845만 건)에서는 기네스 세계 기록에 올랐다. 이후에도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첨단 유통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K팝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수 출신으로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을 지닌 스타들이 한류 열풍을 이끌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프로듀서 등이 K팝 비즈니스의 선구자다. 이들의 성공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집중 분석을 받기도 했다.

최근 이들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각종 사건·사고로 물의를 일으켰고, SM엔터테인먼트는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전문가들은 “K팝 기획사와 가수의 윤리가 중요한 만큼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한다.

K팝 가수들은 어릴 때부터 몇 년씩 노래하고 춤추는 훈련만 받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유명해지면 일탈에 빠지기 쉽다. 이를 이겨낼 자제력을 키우지 못하면 자신과 회사, K팝 전체에 누를 끼치게 된다. 해외 팬들이 가수의 재능 외에 얼마나 바른 성품을 지녔는가를 중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잇단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K팝의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은 드물다. 방탄소년단의 깨끗한 이미지에 끌려 팬이 된 사례도 많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방탄소년단의 가치만 2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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