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임상결과 좋아"
하반기 FDA에 신약 허가신청
[ 전예진 기자 ] “LSK바이오파마(LSKB)와의 합병으로 에이치엘비는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났습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사진)이 대대적인 인수합병(M&A)과 조직 개편으로 새 출발을 선언했다. 선박회사 이미지를 벗고 바이오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진 회장은 지난 10일 대표이사로 복귀한 지 3일 만에 미국 자회사 LSKB와 HLB USA의 삼각 합병을 발표했다. LSKB가 개발 중인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개발이 막바지에 이르자 신약개발사로 전열을 정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엘비는 현대라이프보트의 약자로 1975년 현대그룹 자회사인 경일요트가 전신이다. 고급 요트를 비롯해 관공선, 어선, 구명정 등 선박사업이 주력이었다. 2007년 LSKB가 미국 어드벤첸연구소로부터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개발 권리를 확보하면서 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진 회장은 “바이오사업이 커졌는데도 에이치엘비가 여전히 조선업종으로 분류되다 보니 시장의 오해가 많았다”며 “이번 합병은 신약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종합 제약바이오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를 바이오사업 지주회사로, LSKB는 리보세라닙 적응증을 개발하는 신약개발 전문회사로 키우고 에이치엘비생명과학은 리보세라닙을 생산하는 위탁생산(CMO) 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뒤를 이을 후속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리보세라닙 하나만 보고 LSKB를 합병한 것이 아니다”며 “리보세라닙의 병용 임상을 비롯 다양한 후속 물질을 발굴해 ‘뉴 에이치엘비’를 글로벌 신약개발 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에이치엘비는 이달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리보세라닙은 암세포 증식을 돕는 신생 혈관의 성장을 막아 암을 치료하는 표적항암제다. 지난달 임상 3상 초기 결과인 ‘톱라인’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발표가 미뤄졌다. 진 회장은 “발표가 늦춰진 것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절차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며 “예상보다 임상 결과가 좋아 올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위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신약 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신약 승인을 받는 게 목표다.
리보세라닙은 중국에서 폐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 등 다양한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을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리보세라닙의 판권을 가진 항서제약이, 에이치엘비는 중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한국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과는 기술수출을 논의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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