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LF
국내외 패션 트렌드 주도
[ 민지혜 기자 ] LF는 본업인 패션사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에선 유통 트렌드 변화에 따라 온라인몰을 키우는 한편 ‘헤지스’ ‘라푸마’ 등을 중국 대만 베트남 등 해외로 진출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온라인몰로 내실을 기하면서 해외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헤지스, 중국서 고성장 이어가
LF가 처음 해외로 나간 건 2007년 말이다. 중국의 3대 신사복 업체로 꼽히는 바오시냐오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헤지스를 중국에 진출시켰다. 현재 3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지스는 중국 시장에서 매년 두 자릿수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다른 국내 패션 브랜드와 달리 처음부터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덕분이다. 다른 패션 브랜드들은 중저가 전략을 택했지만 헤지스는 국내에 판매하는 상품과 같은 가격 및 품질, 디자인을 고집했다. 매장도 고급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에만 냈다. 이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은 품질 좋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찾는 중국 중산층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졌다.
헤지스가 중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2015년 6월엔 헤지스키즈도 중국에 진출했다. 유명 아동복 전문기업 지아만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지아만이 보유한 아동복 생산 시설을 적극 활용하고 소재 및 디자인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헤지스키즈를 고급화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24조원 규모의 중국 아동복 시장은 매년 30%씩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어 사업 전망이 상당히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유명 디자이너도 영입
LF는 2013년엔 국내 패션 브랜드 중 처음으로 대만에도 발을 들였다. 헤지스는 대만 최대 패션기업 먼신가먼트그룹과 손잡고 퍼시픽소고 중샤오점 등 고급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2017년엔 베트남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1층에 헤지스 남성복, 여성복, 액세서리 등을 한데 모은 100㎡(약 30평) 규모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또 이곳 4층엔 헤지스골프 단독 매장을 여는 등 공격적으로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헤지스는 2020년까지 다이아몬드백화점, 다카시마야백화점 등 베트남의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총 15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LF는 최근 헤지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유명 디자이너인 팀 코펜스를 영입했다. 헤지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코펜스는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인 로열 아카데미 앤트워프 석사과정을 수석 졸업한 디자이너다. 보그너, 아디다스, 랄프로렌, 칼 라거펠트, 언더아머 등 유명 브랜드를 두루 거쳤다.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2011년 미국에서 선보인 뒤 매년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 피티워모에서 새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코펜스는 헤지스의 남성복, 여성복, 액세서리, 골프 등 전체 라인 콘셉트를 재정비하고 이를 통해 세계 시장에 내놓을 신제품을 디자인하고 있다. 헤지스액세서리가 해외 사업을 위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나타샤 드마이어를 영입하고, 헤지스골프가 이나고 구미코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들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젊은 소비자를 적극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젊은 층 끌어모으는 LF몰
LF는 해외사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국내에선 자사 온라인몰 ‘LF몰’을 키우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LF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소비 채널이 온라인·모바일로 옮겨 간다는 데 일찌감치 주목했다. 2000년 ‘패션엘지닷컴’으로 처음 온라인몰을 연 LF는 2010년 LG패션샵으로 이름을 바꾸고 온라인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2014년 LF몰로 새로 단장한 뒤 2016년 LF를 한글처럼 읽는 ‘냐’ 마케팅을 펼치는 등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독특한 이벤트를 꾸준히 벌이고 있다.
LF몰은 헤지스, 닥스, 질스튜어트 등 LF 계열의 패션 브랜드는 물론 프라다, 구찌, 생로랑,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명 해외 브랜드 등 총 1300여 개의 브랜드를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이다. 처음엔 자사 브랜드만 판매하다 콘텐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브랜드를 대대적으로 늘렸다. 이런 변화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적중했다. 패션과 뷰티, 리빙 등 콘텐츠를 확보하고 특정 시간에 대폭 할인해주는 타임 세일 등을 적극 펼친 게 효과를 봤다.
동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것도 주효했다. LF몰을 단순한 쇼핑몰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구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 2016년부터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 ‘냐’ 광고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몰 좀 아냐’로 시작해 ‘몰입느냐’ ‘몰신느냐’ ‘몰꾸미냐’ 등 ‘몰(mall)’과 ‘냐(LF)’를 활용한 유쾌한 콘셉트의 광고를 제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동영상 한 편당 수백만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큰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매출은 덩달아 늘어났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F몰의 지난해 매출은 4600억원대로 전년보다 50% 급증했다.
LF는 앞으로도 온라인과 모바일 사업을 더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LF몰의 모바일 앱 다운로드 수는 500만 건(구글 플레이스토어 기준) 이상으로 패션종합몰 중 압도적 1위다. 지난해부터는 LF몰에서 활동할 1인 크리에이터를 공개 모집하는 등 젊은 층을 끌어모으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과 얼마나 더 친근하게 소통하는지가 가장 중요해졌다”며 “남다른 콘텐츠와 획기적 이벤트, 눈길을 사로잡는 동영상 등으로 LF몰을 찾는 수요를 더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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