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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 평택 간다…韓·美 국방, 이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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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국방장관 회담
전작권 전환 핵심이슈 합의



[ 박동휘 기자 ] 한국과 미국 양국은 미래연합군사령부를 주한미군사령부가 있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연합군을 지휘할 사령관직도 신설, 한국군 대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대행은 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언론보도문을 발표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합의 내용이 연합사의 작전 효율성과 연합 방위태세를 향상할 것이라는 데 양국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용산 미군기지를 공원화하기로 하면서 용산에 있는 연합사 본부를 이전해달라고 2017년 미국에 요청한 바 있다. 합동참모본부가 있는 국방부도 이전 부지로 거론됐으나 미군 측은 올초 ‘연합사와 주한미군이 멀어지면 우수한 참모를 미국에서 데려오기 어렵다’는 이유로 평택 이전을 요청해왔다.

양국은 한국군 주도의 전시작전권 행사를 검증하기 위해 올 하반기에 미래연합군사령부의 기본운용능력(IOC)을 검증할 예정이다.

韓·美, 전작권 전환 로드맵 완성…연합사령관 한국군 대장이 맡기로

한·미 양국이 미래 한미연합사령부의 구조를 확정했다. 한국군 대장이 신설 사령관직을 맡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연합사령관을 겸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분리로 최종 결정됐다. 전시엔 합참의장이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군령권 행사를 보좌하고, 미래 한미연합사령관은 전장을 지휘하는 구조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완료할 것으로 공약한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첫 단계를 매듭지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속도 내는 전작권 전환

전작권 전환은 우리 정부의 숙원이다. 1950년 7월 평시·전시작전권이 미군 주도의 유엔군사령부로 넘어갔다. 1994년 12월 1일 평시작전권은 우리 군에 넘어왔으나, 전작권은 여전히 미군이 갖고 있다.

전작권 전환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17년 6월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전환의 조속한 실현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받았다. 그해 10월 28일 서울에서 열린 제49회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이 같은 내용이 공식 채택됐다. 한국군 주도의 미래 연합사령부 구조를 확정하는 것은 전작권을 최종적으로 환수하기 위한 ‘로드맵’의 첫 단추다.

미래 연합사령부와 관련해 핵심 ‘이슈’는 두 가지였다. 사령관의 지위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첫 번째다. 한·미는 지난해 SCM에서 미래 연합사령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는 것에 합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국군 합참의장이 연합사령관을 겸직하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3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별도 사령관직을 신설하는 것으로 최종 발표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전쟁 발발 시 합참의장은 대통령을 보좌하고, 실제 전구(戰區)작전은 별도의 지휘관이 맡는다”고 말했다. 미군 측의 요청을 우리 군이 받아들였을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미국과 달리 단일 전구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한국에선 합참의장이 연합사령관을 겸해야 한다는 논리도 제기된 바 있다.

서로 주고받은 한·미 군당국

국방부냐 평택이냐로 의견이 갈린 미래 연합사령부의 위치는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로 결론 났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평택기지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연합사 관계자는 “미군은 연합사가 국방부에 있으면 연합사의 미군 참모들이 평택의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된다는 점을 우려해왔다”며 “우수한 참모를 미국에서 데려올 수 없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 국방 전문가는 “연합군사령관직을 별도로 신설하고 연합사 본부를 평택으로 이전하는 것은 서로 맞물려 있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연합사가 평택 미군기지로 들어간 상태에서 ‘합참의장 겸 연합사령관’으로 사령부 조직을 짤 경우 합참의장이 서울과 평택을 오가며 지휘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유사시 합참의장은 대통령 보좌, 연합사령관은 평택기지에서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방식에 한·미가 최종 합의한 배경이다.

미래 연합군사령부 체제로 바뀌면 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한국군 대장) 직위가 없어지는데, 이때 남는 대장 한 자리를 미래 연합군사령관 몫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신설 한국군 사령관은 서열상 합참의장 아래”라며 “현 주한미군사령관이 연합사 부사령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장관과 섀너핸 장관 대행은 연합사 본부의 캠프 험프리스 이전에 따른 실무적인 사항은 한·미 공동실무단을 운영해 구체화하기로 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대북제재 공조 확인한 양국 국방장관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한·미 연합훈련과 전작권 전환 검증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섀너핸 장관은 전날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대한 기자단의 질문에 “현 시점에선 필요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장관은 올해 3월 실시한 전반기 동맹연습(19-1)이 현행 외교적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함과 동시에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회담 결과를 계기로 ‘프리덤가디언(FG)’ 연합연습이 종료됐다는 데 합의했다.

올 하반기에는 조정된 연합연습을 시행할 예정이다. 한국군 대장 주도로 8월께 ‘19-2 동맹’이란 이름으로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연습인 ‘FG’를 대체한 이 연습에서는 한국군의 전작권 행사 능력을 평가하는 최초 기본운용능력(IOC) 검증이 이뤄진다. 국방부는 “두 장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 충족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음에 주목하면서 올해 후반기 미래 연합군사령부의 IOC 검증 결과에 기대감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은 섀너핸 장관 대행이 지난 1월 부임한 이후 4월 워싱턴DC에서 만난 데 이은 두 번째 국방장관 회담이다. 섀너핸 대행은 이번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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