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려먹었다" 간부들 질책도
[ 이미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수공장 밀집 지역인 자강도 강계와 만포의 경제시설을 집중 시찰(사진)했다. 지난달 9일 단거리 미사일 발사 참관 이후 23일 만의 공개 행보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은 김정은이 강계트랙터종합공장, 강계정밀기계종합공장, 장자강공작기계공장, 2·8기계종합공장 등 자강도 일대의 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2일에는 평남기계종합공장 방문 소식도 나왔다.
강계는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당시 자력갱생의 상징으로 꼽혔으며, 이른바 ‘강계정신’이란 구호로 유명하다. 이곳엔 북한의 대표 군수공장이 몰려 있으며 포탄과 탄두를 주로 생산한다. 김정은의 강계 시찰은 자력갱생 노선을 내세우는 내부 결속과 더불어 대외적으로는 무력시위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강계트랙터종합공장은 우리 정부가 2016년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해 독자 제재에 나설 당시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김정은은 또 강계 도심에 있는 과학 및 예체능 영재교육기관을 방문, 낙후한 시설과 운영 상황을 지적하며 “간부들의 일본새(일하는 자세와 태도)가 정말 틀려먹었다”고 질타했다.
현송월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겸 삼지연관현악단장의 동행도 눈에 띄었다. 현송월이 예술 외 분야에서 김정은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정은 동생이자 비서인 김여정의 ‘하노이 회담’ 후 근신설이 나오는 가운데 김여정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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