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공간에서 입주민 '공용공간'으로 변신
스카이라운지, 스카이게스트하우스, 옥상정원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로 각광
아파트 최상층이 변하고 있다. 최상층을 '주거시설' 대신 '공용시설'로 조성하고 있다. 입주민들을 위한 커피숍이나 게스트하우스, 정원 등이다.
과거 아파트 최상층은 기피되는 층으로 분류됐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시간이 지체되고 단지에 따라서는 수압이 낮거나 직사광선을 정면으로 받아 거주에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다가 2010년대에 들어 최상층 아파트에는 호텔과 같은 '펜트하우스'나 '복층'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펜트하우스는 2세대를 위에 들어서는 1세대로 넓은 공간과 테라스, 조망 등이 특징이었다. 1세대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인데다 세대수가 몇개 없다보니, 같은 단지라도 청약률이 높고 웃돈(프리미엄도)도 더 많이 붙었다. 설령 펜트하우스가 조성되지 않더라도 최상층은 분양가가 단지 내에서 가장 높게 책정되곤 했다.
최근에는 '공용시설'로 활용하는 추세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높은 분양가를 받고 싶지만, 아파트와 입주민들 입장에서 최상층 개방은 주거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먼저 보인 곳은 역시 강남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아크로리버파크’에는 최상층에 하늘도서관, 스카이라운지 등을 조성되어 있다. 한강조망을 바라보면서 커피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서울 내 어떤 맛집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조망조건이라는 평가다. 단지 자체가 고급인데다 스카이라운지에 대한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의 전용 84.99㎡은 지난 4월 지역내 최고가인 25억(29층)에 거래됐다.
때문에 '고급단지는 스카이라운지'라는 설계가 법칙처럼 따라다니고 있다. 경기도 과천 별양동에서 GS건설이 분양한 ‘과천 자이’에도 청계산과 관악산 전경이 가능한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단지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676가구 모집에 7781명이 접수해 평균 11.5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됐다. 과천시가 2017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래 최고 경쟁률이다.
강남과 강북에서 최고급을 내세우면서 분양했던 단지들도 마찬가지다.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분양한 ‘방배 그랑자이’와 동대문구에서 한양이 분양한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도 각각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을 선보였다.
최근에 분양되는 단지도 마찬가지다. 금호건설과 신동아건설이 세종 4-2생활권에서 분양하는 ‘세종 어울림 파밀리에 센트럴’에는 세종시 도시전경과 근린공원 조망이 가능한 최상층에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조성된다. M1블록 최상층인 1104동 29층과 M4블록 904동 29층에는 입주민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스카이라운지와 스카이게스트하우스가 마련된다.
이 단지는 세종4-2생활권 내 최고층 아파트로 지어지며, M1블록 10가구(전용84㎡ P타입), M4블록 4가구(전용100㎡P1·P2타입)가 복층형 타입의 테라스를 갖춘 펜트하우스로 공급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족을 위한 펫케어센터, 웰컴센터 등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도 마련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분양하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도 각 단지 최상층에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가 배치됐다. 신세계건설이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에서 분양하는 ‘빌리브 트레비체’는 두개 동을 잇는 ‘스카이 브릿지’에 입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시설이 배치될 예정이다. 도시전경이 가능한 스카이 브릿지에는 클럽라운지, 헬스, 사우나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이 꾸며진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최근 건설사들은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고급 커뮤니티시설을 아파트 최상층에 조성하는 등 단지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일본 롯폰기힐스가 도쿄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전망대로 부가가치를 더 높인 만큼 아파트 최상층의 다양한 상품개발은 앞으로 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하나의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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