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8·119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김준홍 미래컴퍼니 대표
[ 심성미 기자 ] 에지 그라인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미래컴퍼니는 2013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창업주인 고(故) 김종인 대표가 그해 6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보기술(IT) 시장 업황까지 악화되면서 2년 연속 수십억원의 적자를 냈다.
경영권을 승계한 이는 장남 김준홍 대표다. 미래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2070억원, 영업이익 255억원을 내는 알짜 중견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67.6%에 달한다. 경영을 승계한 김 대표는 기존 주먹구구식 운영 방식을 탈피하고, 매출원을 다변화하는 등 회사 체질을 바꿔놓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대표는 27일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19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미래컴퍼니의 주력 제품은 에지 그라인더다. 거대한 패널을 알맞은 크기로 자른 뒤 생기는 미세한 금을 다이아몬드 휠로 균일하게 연마하는 역할을 하는 기기다. 미래컴퍼니는 2000년 이 장비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김 대표가 입사하기 전까지 미래컴퍼니 매출의 99%는 에지 그라인더 품목에서 나왔다.
김 대표는 그러나 단일 품목만으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에지 그라인더 회사에서 ‘가공기술 회사’로 탈바꿈해야 생존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수십억원의 적자가 난 2013~2014년 연구개발(R&D) 투자를 더 늘린 이유였다. 이후 디스플레이 모서리가 잘 연마됐는지 검사하는 장치인 ‘에지 인스펙션’, 디스플레이 일부에만 구멍을 뚫는 ‘홀 드릴링 머신’ 등이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기민한 해외 고객 대응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해외 고객의 신뢰를 강화시킨 계기가 됐다. 그는 “중국 전역 10여 곳에 고객서비스(CS) 정규직 인력을 파견해 경쟁사들보다 빠르게 요구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도 할 수 있는 건 하지 않는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구조조정까지 고민하던 시기에 오히려 R&D에 매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감한 R&D 투자의 결과 중 하나는 ‘3차원(3D) 센서’다. 아직 매출은 낮지만 사업군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D 센서는 피사체를 향해 발사한 빛이 튕겨 돌아오는 시간으로 거리를 계산한다. 피사체의 입체감, 공간 정보, 움직임을 인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3D센서는) 로봇청소기 같은 가전, 자율주행 자동차 등 활용처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복강경 수술로봇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개발 착수 10년여 만에 내놓은 수술로봇 ‘레보아이’는 환자의 몸에 1㎝ 미만의 구멍을 낸 뒤 4개 팔에 부착된 수술도구를 삽입해 수술하는 로봇이다. 그는 “지난해 국내 기쁨병원에 제품을 납품한 데 이어 지난달 카자흐스탄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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