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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1200원 근접한 원·달러 환율…'6대 관전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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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달러정책 향방과
위안화 가치 움직임 주시
브렉시트와 유럽 景氣도 변수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 한상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2년 동안 달러당 1100원을 중심으로 상하 50원 범위 내에서 갇혀 있던 원·달러 환율이 상단인 1150원이 뚫리자 한국 경제 위기설과 함께 급등할 것이라는 시각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상승폭(원화 약세폭)은 경쟁국과 비교해도 가장 크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것은 ‘비정상적’이 아니라 ‘정상’을 찾아가는 현상이다. 중국 등 경쟁국과 비교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원·달러 환율의 상하 변동폭 100원을 1000분의 1로 리디노미네이션하면 0.1원에 불과하다. 실물경기 여건에 맞지 않는 과다한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원·달러 환율 기능이 무기력했다고 할 만큼 갇혀 있었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나라 안팎으로 여섯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달러 가치는 ‘머큐리(mercury·펀더멘털)’ 요인과 ‘마스(mars·정책)’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머큐리 요인은 작년 말까지 대(大)발산(great divergence) 시기가 재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인하 요구 등을 감안하면 대발산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달러정책은 일관적이지 못하다. 출범 첫해에는 ‘약(弱)달러’, 이듬해에는 ‘강(强)달러’를 선호했다. 올해 들어서는 작년 상품수지 적자가 8913억달러로 건국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함에 따라 강한 달러 정책을 밀고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중국 등 무역적자국에 대해 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높이고 있다.

둘째, 달러화를 제외한 이종통화 가운데 원·달러 환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 위안화 환율 움직임도 주목해서 지켜봐야 한다. 작년 여름철 이후 위안화와 원화 간 동조화 계수를 최소자승법 등으로 구해보면 ‘0.9’에 이를 만큼 높게 나온다. 위안화 가치가 1% 절하되면 원화 가치는 0.9% 떨어진다는 의미다.

위안화 가치 움직임의 최대 변수는 미·중 간 무역협상에서 위안화 환율조작 방지 명문화 여부다. 다음달 주요 20개국(G20) 일본 회의에서 있을 양국 정상회담에서 막판 합의 가능성을 남겨 놓고 있다. 위안화 환율조작 방지가 명문화되면 1980년대 중반 플라자합의처럼 구속력을 갖기는 힘들지만 위안화 가치는 절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브렉시트와 유로존 경기는 원·달러 환율의 ‘추세(trend)’보다 ‘변동성(volatility)’을 확대하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6월 이후 유로존 경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브렉시트는 국민 재투표 부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적극적인 금융완화정책으로 그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넷째, 국내 요인으로는 외화수급 여건이 가장 중요하다. 외환보유액은 2선 자금까지 합치면 5400억달러가 넘는다. 2010년 이후 지속돼온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달에는 7조원에 가까운 외국인의 배당송금 등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이 과정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앞으로 그 규모는 작지만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섯째, 외국인 자금 향방도 주목된다. 한국 증시 저평가, 기업경영 투명성 제고 등 추가 유입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캐리트레이드 매력(금리차+환차익)은 줄어들었다.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심사 결과는 변화가 없었다. 이달 말부터 발표될 3대 평가사의 심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여섯째, 한국 정부의 외환정책이다. 2분기 성장률이 중요하다. 1분기와 마찬가지로 부진하게 나오면 각종 위기설이 확산되면서 현 정부 지지도가 의외로 큰 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수출과 경기를 살리고 경제주체의 외화관리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기력했던 원·달러 환율 기능을 되살려줘야 한다.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급격한 원·달러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을 초래하고 미국과의 통상마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스무딩 오퍼레이션 차원에서 원·달러 환율이 완만하게 올라가는 것을 용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러표시 자산과 외화 결제도 동일한 차원에서 운용하면 편해 보이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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