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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처럼 은퇴자금 운용하고 싶다면 TDF로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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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 자료에서 살펴볼 만한 부분이 있다. 근로자 개개인이 퇴직연금을 운용해 노후를 준비하는 확정기여(DC)형 가입자와 회사가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DB)형 가입자의 수익률이다. DC형 5년과 10년 연평균수익률은 각각 1.97%와 3.53%다. 반면 DB제도는 임금상승률(평균 연 4% 내외)만큼의 수익을 더해 퇴직연금을 지급해준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27%에 해당하는 DC 가입자들은 지금까지 임금상승률보다 낮은 성과를 거뒀다. 이처럼 수익률이 낮은 이유는 80%에 해당하는 자금이 금리가 연 1% 후반에 불과한 예금 등의 자산에 투자됐기 때문이다. 또 투자자의 관심이 낮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현실도 한몫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디폴트 옵션’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디폴트 옵션이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별도의 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업자가 퇴직연금 자산을 알아서 운용해주는 제도다. 연금 선진국인 미국은 한국과 비슷한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 연금보호법(PPA)을 제정했다. 근로자가 은퇴연금(401K)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내지 않으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제도(Auto Enrollment)를 도입했다. 근로자의 노후대비 소득보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자동가입제도 시행은 미국 연금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오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서 퇴직연금을 제공하는 기업 중 자동가입제도 도입비중은 65%에 이르고, 퇴직연금 가입률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미국은 또 사업주에 대한 책임소재를 완화하고 연금 가입자의 운용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디폴트 옵션에 대한 규정을 구체화했다. 우선 401K 제도에서 디폴트 옵션 대상 상품(QDIA·적격지정 투자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DF), 밸런스펀드, 매니저 어카운트 등 세 가지 유형을 지정했다. 2006년 제도 시행 이후 디폴트 상품 중 TDF 선택 가입자 비율은 83%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TDF를 연금투자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으로 생애주기를 반영해 글로벌 자산배분을 하는 펀드로, 시간 흐름에 따라 자동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상품이다. 직접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시간적 여유가 없거나, 전문지식이 없는 투자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때문에 연금투자자의 선택이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401K 제도에서 디폴트 상품의 기본 옵션으로 TDF를 제공하고 있다. TDF를 기본 옵션으로 선택하는 이유는 투자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도 쉽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는 시장환경이 급변할 경우 제때 관리를 못해 큰 손실을 볼 수 있지만 TDF는 자동으로 리밸런싱(자산 교체)되는 구조다. 극단적 상황에서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속되는 저금리 기조에서 1%대 후반 금리의 예금상품에 대부분의 연금자산을 투자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다. 장기적 관점에서 자동 리밸런싱과 글로벌 분산투자가 가능한 TDF로 연금자산의 기대수익률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조용호 KB자산운용 WM스타자문단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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