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16일 향후 미중 무역분쟁 전개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09포인트(1.20%) 하락한 2067.69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65% 급락했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4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이는 다우존스 전문가 예상치(6.6% 증가)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4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7.2% 증가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치(8.6%)를 밑돌았다.
서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로 중국 경기 지표 악화가 4월초까지만 해도 중국 경기가 바닥을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전날 경기 지표가 악화된 것으로 나오면서 기대감이 꺾였다"며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수출이 높은 국가 중심으로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무역분쟁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의 하락 요인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만 필리핀 태국과 같이 대중 무역 의존도 높은 주식시장이 빠지고 있다"며 "환율 변동성을 감안해도 주가 하락 폭이 큰 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많이 빠지고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3.49% 하락했으며 삼성전자도 2.35%나 빠졌다.
서정훈 연구원은 "외국인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매도하면서 시장 비교해서도 낙폭이 큰 편"이라며 "향후 외국인의 시각 변화가 있는 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분간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중국 대표단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 대화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가운데 미국이 중국 제재를 강화하고 있어, 미중 무역분쟁 영향이 어떻게 될 지 종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이어지겠지만,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