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 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권의 느슨한 대출심사 관행을 손질하기로 했다. 상환능력에 걸맞는 여신심사 관행을 확립해 자영업자의 연체율 추가 상승을 제한하고, 대출 부실 위험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이 경기 여건에 민감한 만큼 지역경기가 어려운 곳을 중심으로 대출 건전성 동향도 면밀히 살펴보기로 했다.
15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손병두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의 건전성 동향을 △업권 대출 유형 △지역 △업종 등 세부 프로파일별로 점검했다.
금융위는 지난 1분기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연체율 수준이 예년에 비해 안정적인 편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오토론?카드대출 등 건전성 하락 요인이 존재한다고 짚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분기 말 0.75%로 지난해 말(0.63%)에 비해 다소 상승했다. 이는 금융사들이 지난 수년간 개인사업자대출을 가파른 속도로 늘리는 과정에서 상환능력 심사가 느슨하게 이뤄졌고, 시차를 두고 부실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 금융위의 분석이다.
이에 금융위는 대출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가계대출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상환능력에 걸맞는 여신심사 관행을 확립하는 것이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6월 제2금융권에 도입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각 업권별 차주의 특성, 대출 유형 등을 충분히 감안해 유연하게 관리기준을 설정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취급기준과 관련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소득대비대출비율(LTI)의 경우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의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해 지역 경제여건을 개선하고, 자영업자의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개인사업자대출 건전성이 경기 여건에 민감한 만큼 지역경기가 어려운 곳을 중심으로 대출 건전성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대출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연체우려 채무자에게 채무상환을 유예(6개월)하는 '연체위기자 신속지원제도'를 오는 8월 도입할 예정이다.
또 취약·연체차주 지원방안 대상을 가계대출 차주 뿐만 아니라 개인사업자대출 차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손 사무처장은 "현재의 금융권의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 수준이 위기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예상되더라도 긴장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며 "손병두 사무처장은 "상환능력에 부합하는 대출 취급은 대출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