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차에 불법 유턴까지…'연예인'이면 이래도 되나요?
"연예인은 특권 의식을 버려야 합니다. 공인은 아니지만 공인적 성격을 띠고 있죠. 모든 행위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배우 이순재의 말이다. 근래에 연예인 특권의식에 젖어 '불법'을 저지르는 이들이 늘고 있어 그의 말을 다시 상기시킨다.
최근 페이스북에는 영화 '배심원들' 출연진의 불법 유턴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 올라와 대중의 공분을 자아냈다.
지난 12일 오후 4시경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 인근 공원에서 검은색 카니발 차량 두 대, 제네시스 한 대가 중앙선을 침범하며 불법 유턴했다.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배심원들' 무대 인사온 연예인들 같은데, 경호업체분들 경찰 권한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시민들을 위한 행사도 아니고 당연하다는 듯이 왕복 6차선 도로 막아가며 중앙선 침범했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좀 보기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 차량에는 무대 인사차 대구를 찾은 '배심원들' 출연자 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경호원들은 이 차량들을 불법 유턴하기 위해 왕복 6차선을 달리는 차량들을 막아섰다. 이 차들은 도로 2차선까지 정차해 5~6분간 불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배심원들' 출연진의 불법 유턴 사진을 올린 A씨는 "연예인을 보려고 인파로 복잡한 상황에서 검은색 차들이 불법 유턴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신문고 앱 등을 통해 신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불법 유턴을 목격한 시민도 "연예인들의 특권의식에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말했다.
대구 경찰서 측은 "신고가 접수되는 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배심원들' 측은 "인파가 많이 모여있어 운행팀이 급히 차를 이동시켜야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불편을 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영화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작품인 터라 네티즌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배심원들'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불법 유턴을 하다니.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 영화는 믿고 거른다", "연예인 갑질 아닌가?", "입으로만 의식있는 척", "다른 주제도 아니고 '배심원들'이라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하는 행동이 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배우 김의성은 장애인 주차 구역에 주차한 연예인 차량에 대해 일침을 했다.
그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MBC 주차장 토요일 풍경은 불편하다"며 "'음악중심' 녹화가 있는 날이라 가수 분들이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데 사진에 보이는 곳은 장애인 주차 구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토요일은 일반차량 출입이 통제되는 날이지만 그래도 장애인 주차구역은 항상 예외 없이 지켜 져야 하는 것 아닌가. 다음 주부터는 차량 번호 공개하고 신고조치 하도록 하겠다"며 분노했다.
이외에도 블랙핑크 제니와 그의 스태프들이 불법 주차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개그맨 정용국은 "운영하는 가게에 온 손님이 불법 주차를 해 발렛을 하라고 했지만 그 손님은 '딱지 끊겨도 된다"라면서 차를 세우고 가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들은 제니와 스태프 였던 것.
방송이 나간 직후 대중들은 블랙핑크 제니 매니저의 잘못을 지적하고 나섰다. "불법주차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한다는 게 소름", "제니가 주차한 것도 아니고, 매니저 때문에 아티스트만 욕 먹는다", "불법주차 방관한 제니도 잘못이 있다", "매니저 관리 좀 잘 해주세요, YG"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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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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