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축물유지관리協 이끄는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
시설관리는 공기나 햇빛 같은 것
영세업체들이지만 장인정신 무장
'3D 아닌 일류' 긍지 갖게 도울 것
[ 장현주 기자 ] “건물만 짓는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수십 년간 들어가는 건축물 유지관리 비용은 통상 건축비의 5배에 달합니다. 청소, 소방, 보안, 시설 점검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죠.”
지난 4월 제15대 한국건축물유지관리협회 회장에 취임한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76·사진)는 “노후 건물이 늘고 ‘안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건축물 유지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산업 자체가 3D 업종으로 인식돼 소외받았던 게 사실”이라며 “건축물 전 생애주기에 걸쳐 안전하게 유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법 제정을 추진하는 등 인식 개선을 위해 협회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건축물유지관리협회는 국가 주요 시설 및 대형 건물의 관리업무를 도급받아 전문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들의 모임이다. 1989년 창립돼 이듬해 6월 정부의 설립 허가 승인을 받았다. 구 회장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이며 재선이 가능하다.
구 회장은 “업계 인식 개선을 위해선 현장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자부심을 키우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삼구아이앤씨에서 남자 직원은 ‘선생님’, 여자 직원은 ‘여사님’으로 부르고 직원 전원에게 명함을 나눠주는 것도 직원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방안이라는 게 구 회장의 설명이다. 1968년 설립된 삼구아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약 1조1600억원, 임직원 약 3만 명을 기록한 국내 최대 건물종합 관리회사로 성장했다.
“덴마크 인력공급 업체인 ISS는 연 매출이 18조원에 달합니다. 2016년 ISS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덴마크를 방문했을 때, 그들이 보여준 자부심과 자존감에 모두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7분 안에 일본 고속철 신칸센의 청소를 마무리해 소위 ‘7분의 기적’으로 알려진 청소 업체 텟세이도 ‘직원을 떠받들면 손님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기조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삼구아이앤씨가 ‘일등 기업이 아닌 일류 기업’이라는 슬로건을 새롭게 내건 이유도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일류를 지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죠.”
현장 직원들도 스스로 관련 기술을 공부하고 개발하는 장인정신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구 회장은 “자부심을 높이려면 종사자 스스로 실력을 갈고닦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해외 사례를 참조하면서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담당 업무에 대한 장인정신을 갖출 때 법적인 보호나 사회적 인식 개선이 뒤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나 햇빛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평소에는 그 중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건축물 유지관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동안 영세한 업체들이 모여 있었지만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 할 시기입니다. 한국건축물유지관리협회 출범 30돌을 맞아 그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3년간 발 벗고 뛸 생각입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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