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부부특약 걸려있는 차량, 보상 제대로 못받아
본인 차량의 종합보험으로 처리 가능
다른 자동차 운전시 '단기운전자확대특약' 활용 가능
한경닷컴이 보험과 관련된 각종 사고과 보상 문제를 쉽게 풀어보는 [보험 법률방]을 시작합니다. 각종 사고는 물론 책임의 범위와 배상·보상까지 각종 의문점을 전문가들이 쉽게 답변해드립니다. [편집자주]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자동차를 운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업무용 차량이나 대리운전이 대표적입니다. 이 외에 업무 목적이 아닌 개인적인 이유로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경우들도 왕왕 생깁니다. 운전자가 불가피 하게 운전을 못하게 된 경우나 장거리 운전으로 교대운전을 하게 되는 경우 등입니다.
운전자가 가족이거나 보험에 포함된 사람이라면 관계가 없겠지만, 아예 타인이 운전을 하게 된 경우라면 어떨까요? 게다가 사고까지 발생했다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다른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발생했고, 이 차량이 운전자한정특약 등에 가입되어 있다면 모든 보험처리가 안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보험으로 제대로된 보상을 모두 받기는 정말 안되는 걸까요?
A씨는 소유하고 있던 차량이 고장났습니다. 차량을 수리맡길 수 밖에 없었는데, 근교에 갑자기 일이 발생했습니다. 할 수 없이 오랜 동네 친구인 B씨에게 승용차량을 잠시 빌렸습니다. 길어봤자 반나절 정도 사용하고 돌려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친구인 B씨는 처음에는 'A씨가 크게 다치지 않았고 경미한 사고라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B씨는 이 사고를 '보험으로 처리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해서입니다. 친구인 B씨의 차량은 종합보험에 가입이 되어 있었습니다. A씨 또한 보험처리가 당연히 될 줄 알고선 어느 정도 안심을 했습니다.
하지만 보험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모든 피해를 보상받기 어렵다는 것을 A씨와 B씨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B씨의 차량은 종합보험에는 가입되어 있었지만, 부부로만 한정을 걸어놓은 운전자한정 특약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보험사는 A씨의 사고에 대해서는 대인배상Ⅰ만 처리가 된다고 합니다. A씨는 B씨에게 미안했습니다. A씨는 피해자의 보상, 피해차량의 보상 등은 어떻게 할지 고민입니다. 참고로 A씨의 차량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보험 법률방]
보험 법률방의 백주민 교수입니다. 우선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A씨와 B씨 모두 난감한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보통 개인용 자동차에 무보험자동차상해 담보를 포함해 종합보험을 가입한 경우 '다른 자동차 운전담보 특별약관', 이른바 '타차 특약'은 자동으로 가입되어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A씨의 경우처럼 B씨의 차량이 '운전자 특약'인 경우에는 모든 혜택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바로 A씨의 차량에 가입되어 있는 종합보험을 이용하면 됩니다. A씨의 자동차에 무보험자동차상해 담보를 포함해 종합보험을 가입했다면 보상이 가능합니다. A씨 역시 혹시 모를 특약사항을 다시 한번 살펴 보고 보상 범위를 산정하면 됩니다.
다른 자동차운전담보 특별약관은 이름 그대로 다른 자동차를 운전 중 사고에 대해서 보상하는 특약입니다. 운전자가 다른 자동차를 운전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라도, 사고차량에 책임보험만 가입한 경우에도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A씨처럼 B씨의 차량이 종합보험은 가입됐지만 운전자한정특약 등으로 책임보험만 처리될 경우, A씨의 종합보험 혹은 A씨 배우자가 가입한 종합보험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종합 보험에서 초과손해(대인배상Ⅱ, 대물, 자손)를 보상해주겠다는 특약에 해당됩니다.
다시 말해 A씨는 본인이 가입한 종합보험 타차특약으로 대인배상Ⅰ을 초과손해와 대물배상이 모두 가능합니다. 사고차량인 친구 B씨의 차량에서 대인배상Ⅰ에 해당하는 부분을 보상하고, 초과되는 손해에 대해서 A씨가 가입한 또는 A씨의 배우자가 가입한 종합보험 타차특약으로 대인배상Ⅱ, 대물배상, 자손 등으로 보상할 수 있습니다.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차라면, 어떤 운전자건 대부분 타차 특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다인승 승용차부터 일반 승용차 △경승합부터 16인승 이하의 승합차까지 △경화물부터 1톤 이하의 화물차까지 등이 해당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A씨처럼 '타차특약'이 해당되지 않는 경우입니다. 보상되지 않는 '다른 자동차 범위'에 해당되는데, 크게 세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 째는 반드시 자가용 자동차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영업용 차량이나 본인이 근무하는 회사의 업무용 차량은 다른 자동차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친구회사의 차량을 운전했을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둘째는 기명피보험자 본인 또는 그 부모, 배우자, 자녀가 소유하거나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자동차입니다. 이번 A씨의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이륜자동차입니다. 오토바이의 경우 다른 자동차로 취급되지 않기 때문에 보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연휴 기간이나 휴가 기간에 장거리,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동승자와 교대로 운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에 친구나 친척끼리 마음 놓고 운전을 교대할 수는 없을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차량의 운전자 범위를 단기간 확대하는 ‘단기운전자확대특약’에 미리 가입해 두는 겁니다. 보험사마다 용어가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보통 '임시운전자특약', '운전자확대 단기특약' 등입니다. 가입기간도 여행기간에 따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최대 7일까지 가능한 특약부터, 최대 30일까지, 최대 60일까지 보험사마다 다양합니다.
단기운전자확대특약에 가입하게 되면, 운전자 부부한정 특약이나 연령특약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에도 가입기간동안 단기적으로 운전자를 확대 적용됩니다. 누구나 운전할 수 있으며, 만약 사고발생시 종합보험처리가 모두 가능하게 됩니다. 연휴기간 중에만 누구나 운전으로 변경하고 싶을 때, 장거리 여행으로 교대 운전이 필요할 때, 내 차를 남에게 단 하루만이라도 빌려줘야 할 때에는 맘 편하게 '단기운전자확대특약'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답변= 백주민 큰믿음손해사정 대표(경찰대학 외래교수, 유튜브 '사고날땐 백박사')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