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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쇼크'에도…"분위기 좋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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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성과·과제 발표

성과 홍보에 35쪽 할애
정책 반성·과제는 3쪽뿐



[ 이태훈/성수영 기자 ] 정부가 10일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거시경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새로운 도전과 혁신 분위가 조성됐다”는 내용을 담은 40쪽짜리 자료를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0.3%) 성장했을 정도로 악화된 경제 상황과 동떨어진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자료집에는 경제 현실과 정책 효과를 과장·왜곡하거나 과거 정부 때 만든 정책을 현 정부의 치적인 것처럼 포장한 사례도 있다.


투자 분위기가 확산됐다는 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문재인 정부 2주년, 경제부문 성과와 과제’란 자료집을 공개했다. 총 41쪽(표지와 목차 제외 시 39쪽) 중 35쪽이 지난 2년간 경제 성과를 홍보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긍정적인 경제지표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홍 부총리는 “대외 건전성을 견고하게 유지했고 가계부채 부동산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며 “혁신 성장을 강력하게 추진해 제2의 창업 열기를 되살리는 등 새로운 도전 분위기도 조성했다”고 자평했다.

정부는 자료집 첫머리에 “민간·공공 투자 확대를 통해 시장 활력을 제고하고 경제 전반의 투자 분위기를 확산했다”고 썼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말 삼성전자 화성공장을 찾는 등 산업현장 방문을 늘린 것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투자가 늘었다는 정부 설명은 최근 현황과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설비투자는 1년 전에 비해 19.5%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22.0%) 후 가장 크게 줄었다.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노인 단기 일자리를 늘린 것을 “맞춤형 일자리 지원 강화”라고 소개한 것도 ‘과대포장’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직접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82만 명 중 68%(56만 명)가 만 65세 이상이다.

반성은 없고 외부 탓만

정부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갈등 과제를 해결한 사례로 카풀을 들었다. 지난 3월 당정이 참여한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택시업계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허용시간을 오전 7~9시, 오후 6~8시로 제한하고 △토·일요일과 공휴일엔 아예 금지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한 것을 두고 한 얘기다. 현실은 달랐다. 카풀 스타트업 3사(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는 이 합의안에 대해 “카풀 산업을 후퇴시켰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삼성동에 105층짜리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1월 수도권정비위원회를 통과한 것도 정책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이 계획이 1년 이상 통과되지 못한 것은 그동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반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가장학금 지급, 바꿔드림론(고금리 대출을 국민행복기금 보증을 통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 시행 등도 현 정부 정책 성공 사례로 넣었다. 하지만 국가장학금과 바꿔드림론이 도입된 시점은 각각 2012년과 2013년이다.

자료집에서 정책에 대한 반성과 향후 과제가 담긴 부분은 3쪽에 불과했다. 정책에 대한 반성은 “분배 악화 등 민생 어려움 지속”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및 신산업 확산 미흡” 등 단 두 문장뿐이다. 경기 악화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그 원인을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부진’ 등 외부 요인으로 돌렸다. 소득주도성장 등 정책 실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진 핵심 원인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인한 노동비용 증가인데 자료집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며 “규제 합리화 등을 통해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방안 등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태훈/성수영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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