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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의혹만 키운 국방부의 불성실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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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락근 정치부 기자 rklim@hankyung.com


[ 임락근 기자 ]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7일 오전 서울 국방부 기자실에서 진행된 정례 브리핑.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런 답변만 반복했다. 이날 브리핑은 북한이 지난 4일 동해상으로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쏜 뒤 처음 열린 국방부의 공식 입장 표명 자리였다.

여러 의문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답변은 대부분 한두 문장으로 끝났다. 북한의 발사체에 대한 분석 결과를 묻자 김 실장은 “현재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발사체에 대한 세부 탄종과 제원을 공동으로 정밀분석 중”이라고만 한 뒤 추가 질문에는 “이미 말씀드렸다”며 말을 아꼈다.

합참은 4일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직후 첫 입장 발표에서는 ‘미사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발사된 사실에 대해 중점을 두고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언론에 공지하기 위한 표현이었다”는 난해한 해명을 내놨다. 발사체와 미사일의 차이에 대한 질의에도 답변을 피했다. “유도 기능이 있는 로켓이면 미사일과 어떤 차이가 있냐”는 질문에도 마찬가지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쏘아 올린 무기를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만약 그렇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결의안에 위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일부러 모호한 발표를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날 합참의 불성실한 답변도 그런 의혹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가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규백 국방위원장에게 한 보고에서도 사태를 수습하려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안 위원장은 보고를 받은 뒤 기자 브리핑에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북한이 이번에 동해상에 발사체를 쏜 것은 도발 의도라기보다는 화력 타격 훈련이었다”고 전했다.

통상 훈련으로 방어를 위해 사정거리가 240㎞에 달하는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북한이 쏴올린 게 미사일이든 발사체든 다분히 도발성으로 해석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남북한 관계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국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국방부다. 이날 국방부와 합참의 대응은 그런 비판을 자초하는 ‘부실 브리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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