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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컨세션 사업에 외식 대기업 뭉칫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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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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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컨세션 사업, 공공성 높은 장소에서 푸드코트 운영하는 사업
    시장 규모 지속적으로 확대…지난해 4조원 웃돌아
    컨세션 사업의 핵심은 소비자 묶어두는 것




    외식 사업을 하는 식품 대기업들이 가정간편식(HMR)시장에 이어 '컨세션(Concession·식음료 위탁운영)'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유통망 등을 이미 갖춰 초기 진입 장벽이 높지 않고 소비자를 모으는 효과가 있어 쇼핑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컨세션은 쇼핑몰, 병원, 공항, 휴게소 등 공공성이 강한 이용시설에서 푸드코트를 운영하는 사업으로 최근에는 단순한 푸드코트를 넘어선 콘텐츠와 맛집 중심의 큐레이션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최근 서울 마곡에 위치한 이대서울병원과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에 프리미엄 푸드홀 브랜드 '푸드엠파이어'를 잇따라 오픈했다. 이미 신촌세브란스 병원과 창원 파티마병원 식당가를 운영하는 아워홈은 이번 확장으로 4개의 병원 컨세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병원 컨세션이라는 장소별 특징 때문에 건강식을 선호하는 환자와 고령층을 배려해 한식 중심의 브랜드를 입점시켰고 저염·저글루텐 메뉴를 구성했다. 또한 다양한 메뉴 구성을 위해 외부 외식 브랜드에도 문을 개방하는 등 선택의 폭도 전에 비해 넓혔다.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커피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김포공항, 김해공항, 롯데월드타워에 잇따라 'SKY31 푸드 에비뉴'라는 이름의 컨세션 매장을 열었다. 또한 서울 종로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센트로폴리스'에도 컨세션 사업자로 참여해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의 둔화된 성장세를 컨세션 사업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스포츠 컨세션으로 특화 시켜 경쟁업체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2017년부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홈구장인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의 식음료 매장을 운영하는 이 업체는 매년 80만명 이상 찾는 야구장에서 스포츠 컨세션 사업의 성장성을 확인했다.

    경기 관람과 맥주, 치킨 등 음식을 함께 먹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소비자 유입도 늘었고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본 것이다. 실제로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뉴욕양키스 등 선진국에서는 스포츠 컨세션 사업이 구단의 주요 수입원이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GS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프로축구 FC서울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스카이 박스와 스카이 펍 등 식음매장의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1일 국내 커피업계 2위인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한 CJ푸드빌은 지난해 단체급식 중심의 컨세션 사업을 계열사인 CJ프레시웨이에 넘기고 공항과 쇼핑몰 컨세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도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라마다앙코르 정선호텔의 프리미엄 뷔페 레스토랑 '비바체(Vivace)'를 위탁해 운영할 예정이다.

    컨세션 사업 중 올해 가장 큰 관심은 가평휴게소 푸드코트다. 오는 7월 기존 풀무원푸드앤컬쳐와의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가평휴게소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들이 줄을 섰기 때문이다. 가평휴게소는 서울~양양고속도로에 위치한 매출 순위 전국 3위 휴게소다.

    입찰 경쟁에 뛰어든 CJ프레시웨이와 기존 사업자인 풀무원푸드앤컬쳐가 사업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울 것으로 보이며 아워홈도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아니라 중견 건설사들도 입찰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가평휴게소는 연간 매출이 100억원을 넘는 알짜 휴게소"라면서 "컨세션 사업을 하는 곳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 만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이 컨세션 사업에 접목되는 사례도 나왔다. 축산유통스타트업 '육그램'과 전통주 전문 외식기업 '월향'이 힘을 합쳐 시그니처오피스빌딩 강남N타워 지하2층에 '레귤러식스'라는 컨세션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 레귤러식스는 다음달 초 오픈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외식 대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컨세션 시장은 2009년 2조3000억원 수준이었다가 지난해 4조원을 훌쩍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컨세션 사업은 입찰을 통해 정해진 기간만큼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매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도 다음 입찰을 통해 경영권을 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컨세션 사업은 보통 접근성이 좋은 곳에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며 "다만 자본력과 식자재 유통에서 유리한 대기업이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중소기업의 입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컨세션 매장의 역할은 새롭고 독특한 음식을 입점시켜 소비자들을 가능한 오랜 시간 체류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식사를 끝낸 하던 소비자들이 쇼핑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컨세션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운전자들도 주유나 화장실 이용과 같은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좀 더 고급스럽고 색다른 브랜드를 갖춘 휴게소를 이용한다"며 "앞으로는 휴게소나 여타 컨세션 매장의 역할이 휴식을 넘어선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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