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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에…'단거리' 강조하며 '미사일' 표현 안 쓴 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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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거리·장거리 미사일 아니다"
美, 대북 협상 지속 의지 드러내

CNN "단거리 탄도미사일 맞다"



[ 이미아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5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4일 쏜 발사체가 단거리라고 강조하며 대북 협상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나타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에 잇따라 출연해 “(북한 발사체가) 중거리나 장거리 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 “어느 순간에도 국제적 경계를 넘지 않았고 미국이나 한국, 일본에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미사일’이란 단어도 쓰지 않았다. 북한이 미·북 간 ‘핵·미사일 시험 유예(모라토리엄)’ 약속을 어겼는지에 대해선 “한 번 봐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모라토리엄은 미국을 위협하는 ICBM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해 이번 도발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린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기 바란다”며 북한을 향해 대화의 손길을 다시 내밀었다.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선 “허용 가능한 인도적 지원”이라고 밝히는 등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오는 9일 방한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인도적 지원 문제를 한국 정부와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모드를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고 미사일이란 표현도 피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발사체가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CNN은 지난 5일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에서 입수한 북한 발사체 발사 당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4일 동해로 발사된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보도했다. 연구소 측은 “발사 위치, 두껍고 자욱한 배기가스 모습, 로켓 발사 흔적이 하나밖에 없다는 점은 모두 이것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우리 군과 미 국방부는 아직 발사체의 종류를 확정 발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이날 단거리 발사체나 미국에 대한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북한 선전매체들은 우리 정부를 향해 ‘중재자’가 아니라 ‘당사자’가 되라고 주장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남조선 당국이 계속 부질없는 중재자 역할에 매달리려 한다면 자기들의 처지를 더욱 난처하게 만들 뿐”이라며 “민족의 일원으로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남북)관계 개선에 철저히 복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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