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개혁 목표엔 면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혁신성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기본적인 정책 기조엔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정부의 재벌개혁 등 공정경쟁 정책이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쟁, 혁신성장의 3개 축으로 이뤄져 있으며 경제 환경에 따라 어느 정책에 강조점을 둘지 미세조정을 할 뿐, 이 정책 기조는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2년 동안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개혁 의지가 후퇴했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는 것도 혁신성장 정책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일 뿐, 이것을 두고 정책기조의 후퇴로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이 여전히 대기업 중심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시스템 반도체나 수소전기자동차 등 혁신성장 산업 분야에서 핵심축은 대기업일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 정책은 한두 개 대기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 많은 기업이 좋은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플랫폼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재벌이 한국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겠지만 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방향으로 힘이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렇게 하는 것이 재벌개혁"이라면서 "혁신성장과 재벌개혁은 같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우리 기업은 총수의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으로 돌파해 왔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며 "이제는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필요하고 주주 등의 권익 보호자를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총수들이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최근 재벌 그룹들이 3세로 승계되고 있는데, 이들 중에 아직 결단력이 부족한 분들이 많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반기업적이라는 정서가 팽배한 것 같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최근 대한상의가 보고서를 발표한 적 있는데 정부에 요청한 과제 이행률은 50%에 달했지만 국회에 요청한 것은 하나도 조치된 것이 없다고 했다"며 "정부가 행정력을 통해 할 수 있는 혁신성장과 규제개선 등 노력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현 정부가 반기업적이라고 하는 것은 팩트에 기반을 둔 생각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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