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가격 두 달새 60% 올라
"최소 내년까지 품귀 지속"
[ 정연일 기자 ]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두 달 동안 돼지고기 선물 가격이 60% 넘게 뛰었다. 전문가들은 돼지고기 가격이 최소 내년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돈육 선물 6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83.27센트를 기록했다. 돼지고기 가격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던 지난 3월 11일(51.71센트) 대비 약 6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ASF는 지난해 여름 중국에서 발병했으며, 이후 베트남 벨기에 등에서도 나타났다. 현재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돼지고기 품귀 현상이 조만간 미국으로 옮겨갈 것이란 우려가 퍼지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이상을 소비하며 외국에서 돼지고기를 상당량 수입한다.
JP모간의 토머스 파머 애널리스트는 “최소 향후 20개월 동안 전 세계 돼지고기 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덜란드 라보뱅크는 “ASF로 중국에서 돼지 약 2억 마리가 죽거나 도살 처분될 것”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돼지고기 품귀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최근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것도 글로벌 돈육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고 있다. 미국 CNBC는 중국 당국이 국내 돼지고기 시장 안정화를 위해 62%의 고율 관세를 무릅쓰고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늘리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중국 북부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병한 ASF는 9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지난달 22일 중국 최남단인 하이난성에서 ASF가 발생한 사실을 전하며 더 이상 중국에서 ‘ASF 무풍지대’는 없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만 지금까지 129건 이상의 ASF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