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금융소외 피하기
장경영 한경생애설계센터장
[ 장경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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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금융소비자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금융상품에 접근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접근을 포기함으로써 금융거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켜 ‘금융소외’라고 한다. 언뜻 금융소외는 고령층이나 저소득층에 국한된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이 금융소외를 경험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다른 집단도 금융소외와 무관치 않다. 청년층이 대표적이다. 경제활동을 새로 시작하는 청년층은 금융시장 진입에 불안을 느끼고 금융상품 가입 경험이 부족해 필요한 금융상품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연령층에 비해 IT기기 활용에 익숙한 청년층도 금융소외에서 예외가 아니란 얘기다.
금융소비자들은 어느 정도 금융소외를 겪고 있을까. 20~60대 금융소비자 500여 명을 설문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65%가 금융소외를 경험했다. 성별 및 연령에 따른 차이는 없었지만, 금융소외 경험자들이 비경험자들에 비해 소득과 자산 규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외를 경험한 사람들이 어떤 금융상품에서 소외를 겪었는지 살펴본 결과, 주식·펀드 등 투자성 상품에서 금융소외를 경험한 사람이 67.7%로 가장 많았다. 보장성 상품(보장성 및 저축성 보험)이 42.7%로 뒤를 이었고 대출성 상품(신용대출·담보대출)이 21.6%, 예금성 상품(예·적금)이 21.3%였다.
투자성 상품 중 주식보다는 펀드에서 1.5배 많은 소비자가 금융소외를 경험했다. 주식 투자자가 펀드 투자자에 비해 금융거래 역량이 비교적 더 뛰어나고, 주식은 자발적 투자가 많은 데 비해 펀드는 타인의 권유에 의한 투자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장성 상품 중 종신보험 같은 보장성 보험보다는 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는 과정에서 2배 많은 소비자가 금융소외를 겪었다. 보장성 보험은 보험설계사로부터 대면 설명을 충분히 듣지만 저축성 보험은 방카슈랑스나 인터넷을 통한 가입이 많아서 자신의 금융거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위의 연구 결과, 투자성 상품과 보장성 상품은 금융소외 유발 요인이 비슷했다. 응답자들은 상품 가입과 유지에 필요한 ‘거래비용 관련 부담’이 금융소외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펀드나 저축성 보험 등을 고를 때 어떤 상품의 거래비용이 유리한지 파악하기 어렵고 상품을 유지하면서 지불하는 비용이 부담스러워 소외를 겪는다는 얘기다. ‘금융상품의 복잡성으로 인한 이해 곤란’과 ‘비슷한 상품이 많아서 선택이 어려움’도 금융소외 유발 요인으로 꼽혔다. 거래비용 외에 여러 금융상품의 수익률이나 보장 조건 등을 비교해서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속적 거래에 대한 자신감 부족’도 금융소외의 원인이란 응답이 많았다. 이는 적립식 펀드나 보험은 물론 적금에서도 금융소외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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