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연세의료원, 업무 협약
내년 2월 용인세브란스에 적용
[ 홍윤정 기자 ] 환자 A씨는 무릎 수술을 받은 지 얼마 안 돼 거동이 불편하지만 간병인이 필요없다. ‘불 꺼줘’ ‘침대 각도 높여줘’ 등을 말하면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명령어를 인식, 수행하기 때문이다. 지난밤 수술 후유증으로 고열에 시달렸을 때도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의료진을 부를 수 있었다. 격리 병동에 있는 친구와는 증강현실(AR) 기기를 이용해 홀로그램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딴 세상 얘기 같은 이런 병원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연세대 의료원은 내년 2월 개원 예정인 용인세브란스병원에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구축하고 이 같은 서비스를 개발, 적용할 계획이다. 양사는 서울 을지로에 있는 SK텔레콤 사옥에서 5G 이동통신·AI 기술 등을 활용해 ‘5G 디지털혁신병원’을 구축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의 병실에는 SK텔레콤의 AI 스피커 ‘누구’를 설치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아리야’를 외친 뒤 명령어를 말하면 침대와 조명, TV 등 실내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음성 명령만으로 의료진과 음성 통화를 할 수 있다.
병원 내에서 병실이나 진료실을 찾는 것도 쉬워진다. 병원 내에 AR 내비게이션 솔루션을 적용할 예정이다. 환자나 보호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AR 표지판을 따라가기만 하면 검사실 병실 등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AR 기술을 활용한 사이버 병문안 서비스도 개발한다. 격리병동 환자들은 홀로그램 등 실감 미디어를 통해 가족이나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보안이 강화되고 출입도 편리해진다. SK텔레콤은 민감한 의료정보의 해킹을 막기 위해 병원 통신망에 양자암호통신을 이용한 솔루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의료진은 안면인식 출입 통제 시스템을 통해 출입할 수 있다. 안면인식은 기존 지문인식이나 출입증 태그 방식과 달리 비접촉식이어서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병원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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