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길 경제부 차장
[ 조재길 기자 ] 경제가 무척 어렵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0.3%였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벌써 두 번째 마이너스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등 외부 요인이 없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현 정부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를 3대 경제정책 기조로 삼고 있다. 이 중 경제활력 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건 혁신성장이다. 3대 기조 중 정부가 가장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혁신성장 정책의 주무 부처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꼽힌다. 기업 및 산업 진흥을 책임지고 있어서다. 이번주에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혁신성장 관련 중요한 정책이 나온다.
우선 29일 제3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를 연다. 올 들어 세 번째 ‘규제 샌드박스’ 심의다. 지난 1월 17일 산업융합촉진법 발효와 함께 규제 해소에 나선 후 지금까지 9건을 의결했다. 최장 4년간 기존 규제에서 벗어나 신규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다.
30일엔 ‘비메모리 반도체 발전 전략’을 내놓는다. 글로벌 반도체 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이다. 마침 삼성전자도 이날 1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한다.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1, 2위 반도체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메모리 분야만 주도할 뿐이다. 메모리 시장은 가격 변화가 많고 포화상태란 지적이 많다.
통계청은 같은 날 산업활동동향(3월분), 한국은행은 기업경기실사·경제심리지수(4월분)를 각각 발표한다. 수치는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 2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의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게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2018~2019년 29.1%)이다. 구직자는 새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자영업자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산업활동동향 중에선 동행지수 및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두 지표는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됐던 1970년 1월 이후 가장 나빴다.
다음달 1일에는 산업부와 관세청이 수출입동향(4월분)을 내놓는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단초를 제공했던 수출 감소세가 작년 12월 이후 5개월째 이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다. 4월 1~20일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다. 우리 경제는 수출 주도형이다. 내수만으로 성장을 지탱하기 어렵다.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와 중국 경기가 살아나는 게 관건이다.
통계청은 2일 소비자물가동향(4월분)을 공표한다. 서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와 달리 지수는 4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 물가 상승률은 평균 0.5%였다. 분기별 통계가 제공된 1965년 이후 가장 낮았다. 디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금리 인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미국에선 30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1일까지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1분기 3.2%(연율 기준)의 ‘깜짝’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물가 지표는 낮다. Fed가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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