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공세 등으로 지지부진하던 하이트진로 주가가 오랜만에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소주가격 인상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에 ‘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지난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500원(2.55%) 오른 2만100원에 마감했다. 하이트진로가 종가 기준으로 2만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6월28일 이후 처음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8일 1만7400원에 ‘바닥’을 찍은 뒤 이후 15.51% 상승했다. 19~26일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각각 98억원, 110억원을 순매수했다.
다음달 1일부터 소주 출고가격을 평균 6.45% 인상한다고 최근 밝힌 것이 주가 상승의 촉매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소주 출고가 인상은 2015년 11월 이후 3년 5개월만이다. 유안타증권은 가격인상으로 하이트진로의 올해 매출이 500억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소주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증가 효과는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2만2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맥주부문이 반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선보인 발포주 필라이트가 선전하는 게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1분기에 필라이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이상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맥주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오비맥주는 주요 맥주 출고가격을 최근 5.3% 올렸다.
현행 종가세를 종량제로 개편하는 주세법 개편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주세법이 개편되면 가격이 아닌 술의 양, 혹은 알코올 함량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알코올 함량이 낮은 맥주의 세금부담은 낮아진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는 최근 맥주 신제품 테라가 나와 공장 가동률이 높아졌다”며 “1분기를 바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