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모두 중국 의존도 높아
전문가 "최근 코스피지수 부진도
호주달러 가치 급락과 같은 궤도"
[ 임근호 기자 ] 한국 원화와 호주 달러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양국 모두 중국 경기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다. 호주 달러를 통해 중국의 경기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만큼 호주 달러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1150원90전으로 0.8% 급등(원화 약세)했다. 부진한 경제 지표, 유가 상승,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본국 송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호주 달러 가치가 급락한 것이 원·달러 환율 급등의 ‘방아쇠’가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호주의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1.3% 상승하는 데 그쳐 2016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미국 달러 대비 호주 달러 가치가 1.2% 급락했다”며 “이는 원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수출국 호주는 중국 제조업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전체 수출의 약 35%를 중국에 보낸다. 최근 중국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그 파급 효과가 다른 교역 국가에까지는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호주 수출과 호주 달러 가치는 중국 경제에 의해 좌우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며 “중국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강도가 약해질 것이란 불안도 호주 달러의 낙폭을 키운 요인”이라고 했다.
최근 열흘간 원화와 호주 달러의 상관계수는 0.93에 달한다.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수요가 많은 소재와 산업재가 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크다”며 “이 때문에 호주 달러는 한국 원화뿐 아니라 코스피지수와도 최근 높은 동조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원화와 호주 달러 가치가 하반기에는 다시 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태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이 2분기에 저점을 찍고 4분기에는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연말에는 1120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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