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IPTV, 국내 콘텐츠 치중 단점으로
SKT·KT, 넷플릭스 견제 위해 해외 콘텐츠 늘려
'지난 3월 '넷플릭스' 한국인 유료 이용자 153만명.'
이는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기록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사용자는 한달 새 39만명(2월 기준 114만명)이나 늘었다. 넷플릭스 결제 액수만 월 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넷플릭스의 인기를 견제하기 위해 SK텔레콤과 KT가 미국 드라마나 헐리우드 영화 등 해외 콘텐츠를 늘리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1월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의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푹'(POOQ)과 연합했고, KT는 자사 IP(인터넷)TV '올레tv'에 해외 콘텐츠를 최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넷플릭스에 대항하고 있다.
국내 토종 OTT와 IPTV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것이 국내에 치중된 콘텐츠였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를 제외하고 볼만한 영화나 드라마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 유료 이용자 점유율은 20대가 39%, 30대가 28%로 전체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주요 시청층이 20~30대가 된 배경은 이들이 주로 미국 드라마나 헐리우드 영화 등 해외 시리즈를 자유롭게 향유하는 세대라는 점이다.
SK텔레콤과 KT가 해외 콘텐츠를 늘리며 공격적으로 마케팅하고 있는 것도 이를 감안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푹은 최근 디즈니, NBC유니버셜, 소니 등 해외 스튜디오 인기 시리즈를 대거 추가했다.
결제 방식도 고쳤다. 콘텐츠를 보기 위해 추가 결제를 해야 했던 것과는 달리 월정액 유료 이용자는 추가요금 없이 국내 방송은 물론, 인기 해외드라마까지 무제한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넷플릭스는 월정액만 내면 모든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김준환 POOQ 대표는 "이용자가 다른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해외시리즈까지 경제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계속 강화해 갈 것"이라면서 "워너브라더스, 폭스 등 다수 메이저 스튜디오들과도 VOD(주문형비디오) 공급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KT는 국내 미개봉 헐리우드 영화를 매주 한 편씩 올레tv VOD 독점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유료로 선보이기로 했다. KT는 '워너브러더스', '소니픽쳐스', 'NBC유니버셜',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파라마운트픽쳐스', '이십세기폭스' 등 6개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들은 우선 국내 콘텐츠 수급을 꽉 잡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여기에 해외 콘텐츠까지 강화된다면 이용자들을 끌어 모으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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