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결함 논란' 폴더블폰 정밀 분석
"화면보호막 쉽게 분리…흠집 잘나"
WSJ도 리뷰용 제품 문제 제기
[ 전설리 기자 ]
삼성전자가 스크린 결함 논란에 휩싸인 폴더블폰 갤럭시폴드의 출시 일정을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미국 언론에 제공한 리뷰용 갤럭시폴드 가운데 결함이 발생한 제품을 수거해 한국 본사에서 원인 등을 분석하고 있다. 분석 결과에 따라 오는 26일 예정된 미국 출시 일정을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함 논란 커지자 중국 행사 연기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결함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현지 출시 일정엔 변함이 없다고 밝혀왔다. 이런 기류가 바뀐 것은 22일. 23일과 24일 각각 홍콩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 언론을 대상으로 열기로 한 갤럭시폴드 브리핑 행사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다.
홍콩과 상하이 브리핑은 중국 기자들에게 갤럭시폴드를 소개하고 제품을 이용해보도록 하는 행사로 기획됐다. 삼성전자 측은 정확한 연기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미국에서 가라앉지 않고 있는 스크린 결함 논란 때문인 것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가져온 샘플(결함이 발생한 제품) 조사 결과에 따라 (홍콩과 상하이) 행사 일정을 다시 공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 출시가 연기되면 유럽과 한국 출시 일정도 줄줄이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3일 유럽에서, 다음달 중순 국내에서 각각 갤럭시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전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브리핑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아직 일정을 잡지 못했다.
앞서 미국 블룸버그통신과 CNBC, 더버지는 삼성전자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언론에 제공한 리뷰용 갤럭시폴드를 사용한 뒤 1~2일 만에 화면에 결함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화면보호막을 제거하자 갤럭시폴드가 고장 나 이용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에서 화면보호막을 제거하면 안 된다고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폴드 화면보호막은 기존 제품의 보호필름과 다른 디스플레이 부품”이라며 “절대로 임의로 제거하면 안 된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화면보호막 문제를 다시 제기했다. 제품의 완성도를 이유로 리뷰를 거부하면서 결함 논란이 이어졌다. CNBC와 더버지 등은 화면보호막을 제거하기 않았는데도 문제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논란의 중심 ‘화면보호막’
지금까지 알려진 결함 논란의 중심엔 화면보호막이 있다. 기존 스마트폰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패널 위에 강화유리 소재의 커버 윈도를 부착해 디스플레이를 보호한다. OLED 패널은 비닐처럼 굉장히 얇고 외부 충격에 약하기 때문이다.
폴더블폰엔 접히지 않는 유리 소재의 윈도를 쓸 수 없다. 강화유리는 접을 수 없어 갤럭시폴드에는 복합 폴리머라고 하는 플라스틱 소재 필름을 부착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흠집 등에 취약하다.
삼성전자 측은 폴더블폰 커버 윈도 소재와 관련해 “플라스틱 소재이지만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부드럽게 접히면서도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강도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WSJ 등은 “화면보호막이 쉽게 분리되고 흠집이 잘 난다”고 지적했다. “손톱으로 두드렸는데 흠집이 났다”거나 “화면보호막과 디스플레이 사이에 먼지가 잘 낀다”는 등의 지적도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화면보호막은 교체용이지만 직접 교체하면 안 되고 서비스센터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200만원이 넘는 비싼 스마트폰을 샀는데 화면 흠집 탓에 주기적으로 서비스센터를 방문해야 한다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이런 문제에 대한 보완책 등을 포함해 다각도로 검토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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