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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게임王' 내려놓는 김정주…가상화폐 위탁매매社 타고미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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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블록체인 점찍어
코빗·유럽 비트스탬프 인수 이어
가상화폐 분야 투자 확대

넥슨 매각에도 영향 줄 듯
최근 2~3년내 산 기업 매각 제외
NXC 지분 모두 매각하고
非게임사업 되사는 방식 택할 듯



[ 김주완/이동훈 기자 ]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넥슨의 지주회사) 대표(사진)가 가상화폐 분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외 가상화폐거래소를 잇따라 사들인 데 이어 세계 최초 가상화폐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업체에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을 매물로 내놓은 김 대표가 유독 가상화폐에 꽂힌 이유는 뭘까.


美 가상화폐 위탁매매 업체에 투자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해 말 미국의 가상화폐 브로커리지 업체 타고미에 투자했다. NXC 자회사인 NXC LLC(미국에 설립한 투자 전문법인)와 자신이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벤처투자 펀드 콜라보레이티브펀드를 통해서다.

타고미는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인 그레그 투사르 등이 지난해 설립한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브로커리지 기업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거래소를 통해 직접 투자하는 것을 대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식시장의 증권회사처럼 고객의 주문을 대신 체결해주는 방식이다. 가장 유리한 가격에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타고미는 지금까지 2750만달러(약 311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세계 최초의 전자결제업체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피터 틸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고미는 지난달 미국 뉴욕금융감독청으로부터 가상화폐 거래업무를 할 수 있는 자격인 비트라이선스를 취득하기도 했다. 타고미가 비트라이선스를 발급받는 데 성공하면서 최근 가상화폐 가격이 반등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왜 가상화폐 분야 투자를 늘릴까

김 대표가 가상화폐 분야 사업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NXC를 앞세워 국내가상화폐거래소인 코빗의 지분 65.19%를 913억원에 사들였다. 코빗은 2013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가상화폐거래소다.

지난해에는 NXC 자회사 NXMH(벨기에에 설립한 투자전문법인)를 통해 유럽의 최대 가상화폐거래소인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80% 이상 지분을 4억달러(약 4513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룩셈부르크에 설립된 비트스탬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가상화폐거래소다. 비트스탬프도 지난 9일 뉴욕금융감독청으로부터 비트라이선스를 받아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게임 다음 목표가 블록체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NXC 측은 가상화폐거래소 인수에 대해 “블록체인 기술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며 “거래소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발전하는 데 기반이 되는 플랫폼으로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넥슨을 팔기로 결정한 뒤에도 투자 유망한 블록체인 업체를 계속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지인들에게 “블록체인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넥슨 사내에서는 이런 일화도 있었다. 가상화폐의 미래를 논하는 토론에서 한 임원이 ‘가상화폐는 결국 아무런 가치 없는 0원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주장하자 김 대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며 재미삼아 내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가상화폐에 대한 김 대표의 확신이 강하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지난 1월 넥슨 매각 사실이 알려지자 입장문을 내고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非게임 사업은 안 판다?

김 대표의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넥슨 매각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비(非)게임사업도 포함된 NXC의 지분을 전부 시장에 내놨지만 최근 2~3년 새 그가 사들이거나 투자한 회사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대표는 우선 NXC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비(非)게임사업은 되사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에서는 비게임사업의 매수 금액을 1조5000억원으로 관측했다.

넥슨 매각 건은 2월 예비입찰 후 매각주관사가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를 정한 뒤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 텐센트,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네 곳과 해외 사모펀드(PEF) 한 곳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 넷마블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김주완/이동훈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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