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후 기자 ] “손쉽게 이윤을 얻는 행위는 단기적으로 재무적 이익으로 포장될 수 있지만, 결코 지속가능한 시장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해 신년사에서 한 말이다. 김 회장은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은 이익만이 그 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한화그룹은 이 같은 김 회장의 발언을 계기로 협력회사들과의 상생경영을 위해 조직을 꾸렸다. 지난해 7월 설립한 컴플라이언스위원회가 대표적이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준법경영과 상생경영을 지원, 감독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경영, 기업의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차원에서 자율준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공정거래 확립을 위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등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교육한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이 조직을 언급하며 “‘함께 멀리’의 가치를 준법경영과 동반성장으로 지켜가자”고 말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와 함께 실질적인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될 청년과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청년 및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투자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화의 인재 육성 사회공헌 프로그램이자 플랫폼인 ‘드림플러스’를 통해 청년 취업과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및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드림플러스는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강남에 자리잡고 있다.
최근엔 한화그룹이 창업 및 취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도 열었다. 여기에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통해 협력사에 저금리 대출 및 자금을 지원하고, 협력사 생산성 향상과 연구개발, 안전 환경 관리, 해외 판로 개척, 교육 및 훈련 등도 돕고 있다.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주)한화는 2009년도부터 매년 우수 협력회사에 △구매대금 전액 현금결제 △홍콩·중국 등의 해외 기술 연수 △이행보증보험 면제 △한화 사업장 견학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전액 현금결제는 우수 협력회사 외에 양호 등급을 받은 56개 협력회사도 해당된다.
지난해 12월엔 (주)한화가 중소 협력업체인 다윈시스가 미얀마 철도청에 43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성과도 냈다. 자동차 전장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의 해외 진출 전략을 짜고 현지에서의 활동을 지원한 것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8월부터 에너지 컨설팅 전문 기관과 함께 협력사의 생산설비와 에너지 현황을 다각적으로 진단하고 개선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동반성장의 범위를 안전관리까지 확대했다. 과거 사고 사례 분석을 통해 중소기업의 빈번한 산업재해는 안전관리 역량 부족 때문이라고 파악하고, 협력사에 안전관리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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