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교수 선발·입시 과정 설계
6년간 200만달러 받기로
[ 이지현 기자 ] 우즈베키스탄에 의료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가천대 의과대학이 우즈베키스탄 의대에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한 데 이어 힘찬병원은 올해 6월 부하라 지역에 종합병원을 연다. 전문가들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한국 의료 위상이 높아지면서 건강보험 등 보건의료 시스템 수출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가천대 의대는 올해 9월 세워지는 우즈베키스탄 아크파메드라인병원 부속 의대에 교육 프로그램 등을 수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국내 40개 의대 중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베키스탄 첫 사립 의대로 설립되는 이 의대는 한 학년에 200명의 학생을 선발한다. 가천대 의대는 앞으로 6년간 교육 프로그램을 전수하고 200만달러를 받는다. 정명희 이길여암당뇨연구원장 등이 이달부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머물며 의대 입시, 교수 선발, 교육 프로그램 과정 등을 설계한다.
가천대 의대는 이번 수출이 4년여에 걸친 교류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가천대 의대는 2014년부터 우즈베키스탄과 교류를 시작했다. 2015년에는 우즈베키스탄 복지부 관계자들이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병원 관계자는 “국립아동병원과 의대 건립을 모색하던 우즈베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이 당시 길병원 의료시스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이를 계기로 2017년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의대뿐만이 아니다. 인천 부평 힘찬병원은 오는 6월 우즈베키스탄 제2도시로 불리는 부하라에 100병상 규모 병원을 개원한다. 우즈베키스탄에 처음 세워지는 한국 병원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힘찬병원을 유치하기 위해 병원 부지와 건물을 무상 제공했다. 힘찬병원은 부하라국립의대 물리치료학과에서 임상 교육도 할 계획이다. 배좌섭 보건산업진흥원 의료해외진출단장은 “정형외과병원인 정병원도 타슈켄트 지역에 병원을 열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협상하고 있다”며 “국내 여러 의료기관이 우즈베키스탄 진출을 위해 논의 중이어서 앞으로 진출 병원이 늘 것”이라고 했다.
국내 의료기관이 우즈베키스탄에 속속 진출하는 것은 2015년 한국 의료인 면허 인정 제도 덕분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국의 보건의료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한국 의사와 간호사 면허만 있으면 별다른 절차 없이 현지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국내 의료인 면허를 외국 정부가 인정한 첫 사례다. 이동욱 전 보건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지난달부터 우즈베키스탄 사회담당 부총리 자문관 겸 보건부 차관으로 임명돼 근무하고 있다. 한국형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보건의료 분야 고위 공무원이 필요하다는 우즈베키스탄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다.
배 단장은 “옛 소련 시절부터 타슈켄트국립의대가 유명했을 정도로 우즈베키스탄은 러시아권 국가 중 의료 수준이 높은 곳”이라며 “한국 의료기술을 접하면서 임상 수준을 더 높여야 한다는 수요가 커졌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