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PEF·IB업계 에쿼티 1천억 이상 거래 전수조사
베인의 카버코리아 MOIC 6배로 1위..오비맥주는 5조 차익
평균 빈티지 4~5년..올해 '엑시트 큰장' 선다
≪이 기사는 04월09일(14: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투자 사상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거래는 베인캐피털의 카버코리아(AHC), 가장 많은 돈을 번 거래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의 오비맥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량감은 오비맥주·오렌지라이프·ADT캡스
9일 한국경제신문이 PEF 및 투자은행(IB)업계와 공동으로 2009년 하반기 이후 국내에서 벌어진 주요 PEF 거래 42건을 전수조사해 작성한 ‘PEF 투자지도’로 확인한 결과다. 차입(레버리지)에 의한 수익률 착시현상을 걷어내기 위해 1000억원 이상의 펀드 투자금(에쿼티)을 투입한 거래를 투자연도와 회수여부로 분류한 ‘PEF 투자지도’가 만들어진 건 처음이다.
베인캐피털은 카버코리아에 3000억원의 펀드 투자금을 투입해 6.2배의 투자원금 대비 수익(MOIC)을 올렸다. 투자기간도 1년에 불과해 내부수익률(IRR) 또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6.1배의 투자원금 대비 수익을 낸 어피너티의 카카오M(옛 로엔엔터테인먼트) 투자는 0.1배 차이로 2위였다. 어피너티는 펀드투자금 4510억원을 포함, 총 5460억원을 카카오M에 투입해 2년 반만에 2조7500억원을 벌어들였다. 어피너티-KKR의 오비맥주(5.3배), MBK파트너스의 코웨이(4.3배)와 오렌지라이프(3.0배), 베어링PEA의 한라시멘트(2.4배), 칼라일그룹의 ADT캡스(2.2배)가 뒤를 이었다.
단일 거래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투자는 오비맥주였다. 어피너티와 KKR은 오비맥주 거래로 투자원금과 중간 배당을 제외하고도 4조945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2위인 카카오M(2조3000억원)와 3위인 MBK의 오렌지라이프(2조2000억원)가 벌어들인 금액의 두배가 넘는다. 베인의 카버코리아(1조5600억원), MBK의 코웨이(1조3860억원), 칼라일의 ADT캡스(1조320억원)가 1조원 이상의 대박을 터뜨린 거래였다. PEF업계 관계자는 “오비맥주와 오렌지라이프, ADT캡스 등이 투자금액도 크고 차익도 많이 남긴 중량감 넘치는 거래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의 MBK·회수의 어피너티
PEF 운용사들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시점은 투자한 지 4~5년 되는 해였다. 오비맥주, 오렌지라이프, ADT캡스, 안방보험(옛 동양생명) 등이 모두 4~5년차에 투자금을 회수했다. 카버코리아와 한라시멘트는 2년도 안되는 빠른 시간 안에 엑시트에 성공한 이례적인 사례였다. 국내 PEF 투자기업의 평균 빈티지(투자기간)가 4~5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엑시트 시장’이 서리라는 점도 예상할 수 있다. 국내 PEF 사상 가장 큰 규모의 펀드 투자금(2조9000억원)이 투입된 MBK의 홈플러스(에쿼티 투자금액 2조9000억원)와 세번째로 많은 투자금(1조760억원)이 들어간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즈 외에도 IMM PE의 태림포장, KKR의 티켓몬스터, VIG파트너스의 바디프렌드, PAG의 영실업 등이 빈티지 4~5년차에 들어서는 투자대상 기업들이다. 어피너티-IMM PE 컨소시엄의 교보생명(투자기간 7년)과 MBK의 네파(6년)는 평균 빈티지를 넘긴 투자대상으로 분류된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는 오렌지라이프와 코웨이 같은 투자성공 사례 뿐 아니라 딜라이브(채권단 공동관리)와 영화엔지니어링(법정관리) 등 투자실패 사례, 네파와 홈플러스 등 엑시트가 임박한 거래에 모두 이름을 올려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투자하는 운용사임을 재확인했다. 어피너티는 ‘대박거래’ 1~2위(오비맥주, 카카오M)를 차지한 데 이어 펀드투자금 1000억원 이상의 거래도 가장 많은 9건 성사시켰다. 김태훈 우리은행 M&A·해외투자부장은 "국내 PEF 가운데 조단위 초대형 거래에 참여할수 있는 운용사가 MBK와 IMM PE 밖에 없다"며 "국내 PEF를 더욱 육성해야 글로벌 PEF 운용사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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