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상미 기자 ]
저성장·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20~30년을 내다보는 ‘생애주기 자산관리’에 관심을 두는 재테크족이 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도 요즘 같은 ‘100세 시대’에는 20대 후반에 취업해 25~30년가량 벌고, 나머지 40년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생애주기 자산관리를 통해 은퇴 준비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 같은 전문가 조언과 달리 젊을 때부터 풍요로운 노후를 위한 생애주기 관리를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근로자들이 월급을 받아서 저축하는 비율은 28%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조기 은퇴 등으로 인해 공적연금 수령액(월평균 52만원)은 실제 생활비(124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칠 정도로 대부분 노후 준비가 부족하다.
은행·보험사·투자금융사 등 금융회사들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미래설계 및 은퇴설계 전략을 조언하는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생애주기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저축하는 습관을 들여 재테크의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풍요로운 미래설계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으로 수입이 생기기 시작한 직장 새내기들은 급여가 지급되는 날 바로 월급의 40~50%를 은행 및 저축은행 적금으로 이체해두고, 나머지를 생활비로 충당하도록 ‘씀씀이’부터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령대별로 포트폴리오 전략을 살펴보면 20~30대는 고금리 예적금과 함께 연금 포트폴리오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은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취업과 동시에 가입할 것을 추천했다. 노후를 위한 장기저축은 물론 절세를 통한 추가 수익도 가능해서다. 또한 시장금리가 낮더라도 장기 투자를 통해 복리효과를 높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급여 수준이 높아진 40~50대엔 중위험·중수익형 투자상품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수익보다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율보다 2~3%포인트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고 추천했다. 한 가지 투자상품에 ‘몰빵’하기보다는 주식과 채권, 국내외 자산으로 분산투자해야 수익률과 위험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용도에 따라 투자기간, 투자상품도 달리 운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유자금은 3~5년을 투자기간으로 잡고, 달러 자산 등으로의 통화 분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60대 이상 은퇴생활자는 매달 또는 분기별로 현금흐름이 발생할 수 있도록 ‘인컴형’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했다. 해당 금융상품으로는 월 지급식 주가연계신탁(ELT), 주가연계증권(ELS) 또는 즉시연금, 인컴펀드 등 다양하다. 또한 금융자산이 부족한 고령층이라면 보유한 아파트, 주택 등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매달 지급받는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 아이를 위한 재테크 전략도 치밀하게 세울 필요가 있다. 적은 액수라도 초장기 투자로 복리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목돈 마련이 쉽다. 우선 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지급되는 아동수당을 넣어둘 고금리 적금상품부터 고를 필요가 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고 등의 상품에서는 각종 우대금리 혜택을 적용해 최고 연 4~6%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아동적금을 찾을 수 있다. 가입기간이 1년부터 5년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고금리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우대조건, 적립기간에 따른 이자 혜택을 따져보고 골라야 한다.
직접 자산관리가 쉽지 않다면 모바일뱅킹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바일 재테크족’을 겨냥해 시중은행들도 한층 진화한 ‘로보어드바이저(로봇+상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시장 상황, 투자 성향, 투자 목적 등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보유한 상품 현황을 매일 진단해 주고 리밸런싱(조정)도 제안한다. 신한은행 ‘쏠리치’, 국민은행 ‘케이봇쌤’, KEB하나은행의 ‘하이로보’ 등에서는 일반 펀드는 물론 연금자산까지 포트폴리오 투자가 가능하고, 로봇의 알고리즘 분석과 전문가 시장 예측까지 가미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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